2023년 2월11일, 베트남 민간인 학살 피해자들을 만나러 베트남 다낭으로 취재를 다녀왔습니다. 다들 놀러 온 휴양지에 혼자 노트북가방 매고 서 있으니 좀 외롭긴 하더군요. 그러나 막상 취재를 시작하며 그런 감정은 싹 잊혔습니다. 기사 취재와 영상, 사진 촬영을 병행하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취재를 떠나기 전 회사 카메라를 한 대 빌렸습니다. 취재하면서 가볍게 영상도 찍어보면 어떠냐는 <한겨레21> 선배의 제안을 받아들였지요. 처음엔 카메라를 잘 세워만 두 면 되는 줄 알았 습니다 . 그런데 인터뷰이가 몸을 움직이며 카메라 각도에서 자꾸만 벗어나더군요. 기사 쓰랴, 카메라 각도 조정하랴 손이 쉴 틈이 없었습니다 .
다음날도 실수 연발이었습니다. 베트남 하미마을 학살 생존자들이 한국 변호사들과 만난 자리에 동석했습니다. 가방을 열어보니 삼각대 부속품을 안 들고 왔더군요. 할 수 없이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사진을 찍었습니다. 생존자들이 울거나 서로 손을 꼭 잡는 모습을 찰칵찰칵, 열심히 담고서 호텔로 돌아와 보니 아뿔싸, 카메라에 메모리카드를 안 넣었구나…. 그날 찍은 사진과 영상은 다 날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하미마을 학살 생존자 응우옌티본의 목소리를 영상(https://youtu.be/Bg8_MAWj-Vc)으로 담은 건 큰 수확입니다. 조그만 카메라 안에서 그는 55년 전 이야기를 자신의 목소리와 얼굴로 또박또박 말합니다. 좌충우돌하며 찍은 <한겨레21>의 국외 영상 취재, 아래 QR코드로 보실 수 있습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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