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2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후보의 인사검증 실패를 비판하는 팻말이 놓여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학교폭력 피해자 문동은(송혜교)이 묻는다. “나한테 왜 이러는데?”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이 답한다. “난 이래도 아무 일이 없고 넌 그래도 아무 일이 없으니까. 네가 경찰서 가서 그 지랄까지 떨었는데 넌 또 여기(괴롭힘 당하는 장소) 와 있고 뭐가 달라졌니? 아무도 널 보호하지 않는다는 소리야, 동은아.”
학교폭력을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의 한 장면이다. 부모의 돈과 ‘빽’을 모두 가진 가해자는 도움을 요청하려는 피해자의 노력을 가볍게 비웃는다.
2023년 2월24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폭력 가해 사실이 알려지며 하루 만에 사퇴한 정순신 변호사(전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관)는 드라마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가해 흔적을 없애려고 소송전을 벌이며 피해자에게 두 배, 세 배의 고통을 줬다.
정 변호사의 아들은 고등학생 때인 2018년 3월 피해자에게 지속적인 언어폭력을 가해 교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에서 ‘전학’ 처분을 받았다. 전학 처분은 학교폭력 처분 1~9호 가운데 ‘8호’로 두 번째로 무거운 조처다. 정 변호사 쪽은 강원도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해 처분을 취소시켰다. 피해자의 재재심 청구로 다시 전학 처분을 받자 이번엔 학폭위 처분 자체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을 냈다. 1·2심에서 모두 패소하고도 상고했고 2019년 4월에야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 판결을 받았다. 전학 처분이 내려진 지 1년 1개월 만이다.
이 기간 정 변호사의 아들은 피해자와 한 교실을 쓰며 학교생활을 유지했다. 피해자는 가해자 이름만 들어도 트라우마 반응을 일으켰고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다고 한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학폭위 결정에 대한 가해 학생 쪽의 재심 청구는 2016년 500건에서 2019년 781건, 행정심판 청구는 같은 기간 302건에서 828건으로 늘었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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