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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친윤’ 두 사람, 마지노선은 지켰다

등록 2025-02-21 21:49 수정 2025-02-22 06:25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2024년 9월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9월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영원 기자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2024년 9월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9월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겨레 김영원 기자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 위원장이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을 “공익신고(자)로 판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대검찰청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2025년 2월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서였다.

곽 전 사령관은 12·3 내란 당일 대통령 윤석열한테서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국회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았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권익위가 인정한 공익신고자는 신고 행위와 신고 내용에 연루된 범죄에 대해 형의 감경·면제 등 여러 보호 조처를 받을 수 있다.(공익신고자 보호법) 권익위는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을 공익신고 대상인 ‘군형법’상 반란 신고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그와 윤석열의 ‘특수관계’ 때문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동기다. 유 위원장을 임명한 이도 윤석열이다. 유 위원장의 학연은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다. 김건희 명품백 사건을 수사기관에 넘기지 않은 채 ‘종결’ 처리했고, 이 사건을 담당했던 김아무개 부패방지국장의 극단적 선택 이후에도 진상조사를 애써 피했다. ‘찐친윤’으로 분류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행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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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025년 2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겨레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2025년 2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겨레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최근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이 주목받는 이유도 다르지 않다. 그 역시 최고권력자인 대학 동기에 의해 임명됐으나, 12·3 내란사태 주역들의 부정선거 음모론에 단호히 선을 긋고 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위원회라는 이름이 붙은 기관들은 하나같이 존재 이유를 뒤집고 정치권력을 사수하는 공안기관을 자임해왔다. 헌정과 민주주의의 마지노선을 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두 사람이 뒤늦게 돋보이는 건 역설에 가깝다.

마지노선은 프랑스가 나치 독일의 침략을 막기 위해 건설한 ‘최후 방어 요새’의 별칭이다. 이렇다 할 쓸모는 없었다. 독일을 패퇴시킨 데는 이름 없는 시민들의 부단한 저항의 힘이 훨씬 컸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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