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합뉴스
이런 표현 미덥지 않대도, 모처럼 불티나게 팔리는 정책이다. 2022년 2월21일 ‘청년희망적금’이 출시되고 은행 앱은 몰려드는 청년(19~34살)으로 먹통, 다급해진 어떤 이들은 은행으로 달렸다. 포털 누리집에 ‘청년’이라고만 치면 가장 먼저 뜨는 연관 검색어가 ‘청년희망적금’이다.
이 적금에 가입해 월 최대한도 50만원씩 2년 저축하면, 기본금리 5~6%에 저축장려금, 비과세 혜택을 얹어 약 1298만5천원을 돌려준다. 98만5천원, 수익률로 따지면 연 10% 안팎이다. 엄청난 인기는 예상 가능했으나, 정부는 예상 못했다. 가입 가능 여부를 살피는 미리보기 서비스 조회만 150만 건이었다. 배정한 예산은 38만 명분(50만원 가입시, 456억원)뿐이다. 출시 당일 금융위원회는 ‘조속히 (보완) 운영방향’을 알리겠다는 보도자료를 내야 했다. 이튿날인 2월22일 국무회의에서 3월4일까지 일단 신청하는 모든 청년을 가입시키기로 의결했다.
이 뉴스 큐레이터 기사를 쓰는 <한겨레21> ‘젊은’ 기자들에게 생각을 물었다. “이렇게 찔끔 말고 진짜 재형저축이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위험하고 쓸데없는 데 투자 안 하게” 하는 답변이 돌아왔다. 1976년부터 1995년까지 엄마 아빠의 재형저축을 추억한다(근로자재산형성저축제도, 2013년 부활해 현재도 가입자는 있지만 금리가 낮아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한 채 2016년부터 신규 가입은 받지 않는다). 궁핍을 버티며 중산층에 이른, 개발연대 보편적인 근로자 신화와 함께한 저축이다. 물론 본래 목적은 국민에게서 내자(국내자본)를 동원해 기업에 몰아주는 데 있었다.
어쨌든 근로자 재산 형성이라는 표면적 이유랄지, 저축하면 장려금과 세제 혜택을 주는 구조는 청년희망적금과 유사하다. 둘러싼 양상은 사뭇 다르다. 청년희망적금을 두고 21세기 청년은 ‘왜 부모 자산을 물려받은 금수저 청년도 가입하는지’ ‘소득 증빙이 안 되면 왜 가입할 수 없는지’ 항의한다.
열정과 낙담에서 엿본다. 보편적 중산층의 꿈을 함께 꾸기에 청년의 처지는 너무 다르고, 근로소득을 규정하기 난감할 정도로 청년의 일은 전형을 벗어나 있다. 주식, 코인, 대체불가능토큰(NFT)까지 온갖 금융상품의 위험을 헤치고 돌아온 이들, 오랜만에 만난 ‘일해서 저축’하는 금융상품이 절박한 피난처인 것만은 분명하다.
방준호 덜 열정적인 중재자
관심분야: 노동, 자산,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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