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취재사진
이번주에만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로 두 번의 ‘셀프 검사’를 했다. 가까운 곳에서 확진자가 나와서다. 비로소 ‘위드 코로나’가 실감 났다. 감염력이 높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는 좀체 활동성을 줄일 기미가 없어 보인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뒤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2022년 2월1일 1만8343명에서 불과 열흘 만에 5만4122명(2월10일)으로 폭증했다. 이대로라면 “2월 중 일일 신규 확진자 최대 12만 명”으로 내다본 방역당국의 예측이 현실화할 전망이다.
예상보다 빠른 확산세에 정부는 우왕좌왕, 시민들도 오락가락 혼란에 빠졌다. 정부가 전화 모니터링을 하는 집중관리군 범위는 ‘60살 이상, 먹는 치료제 처방 대상(50살 이상 고위험 기저질환자)’에서 하루 만에 변경됐다. 앞으로 50대 기저질환자나 면역저하자 중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를 처방받지 못하는 대다수는 건강 모니터링 대상에서 빠진다.
자가격리앱을 활용해 엄격하게 이뤄졌던 확진자 격리 방침도 없어졌고, 확진자와 동거하는 가족도 마트나 병원 등을 방문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역학조사도 이젠 스스로 기입해야 한다. 재택치료를 위해 부랴부랴 체온계와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구비해두려는 이도 늘고 있다. 검사·추적·치료를 뼈대로 하는 ‘케이(K)-방역’이 사실상 폐기된 셈이다. 위중증환자에게 집중하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 수정이지만, 얼결에 변화를 맞은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번주에 만난 한 의료계 종사자는 “어차피 K-방역은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2021년 ‘위드 코로나’를 처음 꺼냈을 때부터 이런 수정 방향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설득해나갔어야 했다. 지금은 오미크론 때문에 갑자기 방역 책임을 ‘떠넘기는’ 것처럼 돼버렸다”고 말했다.
소진될 대로 소진된 의료현장도 고통을 호소하는 건 마찬가지. 방역당국은 일일 확진자가 5만 명이 넘으면 “의료진이 확진됐더라도 무증상·경증이라면 3일만 격리한다. 이후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음성이 나오면 근무 가능하다”고 밝혔다.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워 마련한 고육지책이라 “땜질식 처방”이란 반발이 나온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병원 노동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기준도 축소되고, 감염에 취약한 환자들도 위험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장기적인 인력 수급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료현장의 요구가 2년 넘게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노와 절박함도 깔렸다.
박다해 온갖 것에 관심 많은 잡덕 doall@hani.co.kr
관심분야: 여성, 정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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