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스몸비’ 구출에 나섰다. 스몸비는 ‘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로, 스마트폰에 고개를 처박은 채 주위를 살피지 못하고 좀비처럼 걸어다니는 사람을 가리킨다. 씨넷 등 국외 정보기술(IT) 매체들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 체제에 ‘고개를 드세요!’(Heads up!) 알림 기능을 새로 도입하려 한다고 4월13일 보도했다. 이용자가 휴대전화를 조작하는 동시에 보행 중임을 감지하면 경고 알림을 띄워, 스마트폰을 보느라 다가오는 자동차나 자전거, 다른 보행자와 충돌하는 사고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 알림은 구글의 ‘디지털 웰빙 안드로이드 앱’ 내에서 켜고 끌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전후좌우 14m 사정까지는 앞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듣고서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 이용 중에는 이 ‘안전 인지 거리’가 7m까지 줄어든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2020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4.9%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스마트 기기를 사용한다’고 했다. 현대해상은 2014년 119건이던 휴대전화 사용 보행자의 교통사고가 2019년 225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금지하는 곳도 있다. 일본 가나가와현 야마토시는 2020년 6월 보행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시행했다.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선 2017년부터 ‘산만한 보행 금지법’이 시행돼, 횡단보도나 도로에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면 최고 99달러(약 11만원)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서울시는 일부 구에서 바닥에 보행자 움직임을 감지하는 ‘스마트 신호등’을 설치하거나, ‘걸을 땐 앞만 보세요’ 같은 표지를 설치하는 등 더 부드러운 해법을 찾기도 했다.
이미 굳어진 이용자들의 습관을 법과 규제로 바꾸려 하기보다, 휴대전화를 팔아 이득을 보는 제조사가 사고를 예방하는 데 필요한 기술적 조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구글의 스몸비 구출 작전이 반가운 이유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관심 분야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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