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8일 한진택배 택배노동자 김○○(36)씨는 새벽 4시28분 동료에게 카톡을 보냈다. “오늘 420개 들고 나와서 지금 집에 가고 있습니다. 오늘 보셨겠지만 재운 것도 많고 거의 큰 짐에 무엇보다도 지금까지 일한다는 게… 저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나와서 터미널에서 또 물건정리 해야 해요. 저 너무 힘들어요.” 새벽 4시에도 일이 끝나지 못해 동료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한 것인데, 결국 나흘 뒤 장시간 노동으로 과로사했다.
그로부터 2주 뒤 한진택배는 11월1일부터 심야배송을 중단하기로 선언했다. 미배송 물량은 다음날 배송하고 화요일, 수요일에 집중되는 물량은 주중 다른 날로 분산하기로 했다. 특정일에 근무 강도가 비정상으로 높아지는 것을 막으면서도 택배기사들이 받는 수입은 기존보다 줄어들지 않게 하기 위한 조치다. 택배노동자들이 줄여달라고 호소하는 분류작업에도 회사 쪽이 분류 전담 인력 1천 명을 투입하기로 약속했다.
택배노동자를 고용해 운영하는 전자 상거래 웹사이트 쿠팡의 택배노동자 김○○(46)씨의 산업재해 처리가 늦어지는 것 역시 보도되었다(한겨레, 2020년 10월27일자) 2020년 3월12일 새벽 배달을 하다 쓰러진 것이 발견된 김씨는 “7분만 물류(배송)가 멈춰 있어도 회사가 실시간 위치확인시스템으로 추적하고 체크해 상황을 보고해야” 했다고 유족은 경위서를 통해 말했다.
장시간 노동은 비단 택배기사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한 만큼 돈을 버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들도 그렇다. 자신의 몸을 갈아 넣으면 돈을 더 벌 수 있기에, 스스로를 착취하게 하는 시스템 속에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힘들다. 택배기사 과로사 방지 대책이 우리 사회 전반의 장시간 노동 문제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길 바란다. 다음 희생자가 나타나기 전에.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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