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0월16일 오후 ‘신체 특정 부위에 큰 점’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자진해서 의료기관을 찾았다. 아주대병원을 찾은 이 지사는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가 참여한 가운데 신체 검증을 받았다. 참관인으로 들어간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은 커튼 뒤에서 검증 결과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검증 직후 의료진은 “(배우 김부선씨 등이 경찰에 제출한) 녹취록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도 없다”고 밝혔다. 10월 초 인터넷상에 떠돈 김씨와 공지영 작가의 통화 음성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김씨는 “이 지사의 신체 한 곳에 큰 점이 있다. 법정에서 최악의 경우 말하려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공씨는 “대박이다. 성추행·성폭행 사건에서 여자가 승소할 때 상대 남성의 신체 특징을 밝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게임 끝”이라고 추임새를 넣었다.
논란이 확산되자 이 지사는 경찰에 신체 검증을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경찰이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지사 스스로 취재진과 함께 병원을 찾아가 셀프 검증을 받은 것이다. 김씨는 이 지사의 셀프 검증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법률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의사들의 도움을 받아서 점이 없다고 셀프 쇼를 하셨는데, 그렇게 혼자서 셀프로 하셔도 검찰이나 경찰에서 증거로 인정해줄까”라며 반박했다. 혼란하다, 혼란해.
이 지사를 둘러싼 또 다른 의혹.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08__hkkim)의 주인 논란은 미궁에 빠졌다. 여러 관계자가 계정 주인으로 지목했던 이 지사의 전 운전기사 ㄱ씨(58)가 경찰 조사에서 “계정주인이 내가 아니다”라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6·13 지방선거 당시 해당 트위터 계정은 이 지사와 당내 경선에서 맞붙은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경선 후보를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이 지사가 예비후보로 나선 지난해 대선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당시 경선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려 파문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해당 계정의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인 김혜경씨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정 아이디와 김씨의 영어 이니셜이 일치한다는 이유였다. 계정 주인이 김혜경씨라면 이 후보의 부인까지 나서 대선과 지방선거전에 나온 상대 후보와 노 전 대통령까지 비방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한 포털 사이트의 이 지사 팬카페 운영자가 경찰 수사에서 “문제가 된 트위터 계정의 주인은 (김혜경씨가 아니라) 우리 카페에서 활동했던 인물 ㄱ씨라고 확인했다”고 진술하면서 계정 주인을 밝히는 데 실마리를 찾는 듯 보였다. 정작 ㄱ씨도 부인하면서 계정은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라디오 인터뷰에 나선 이 지사는 “가까운 사람이 했다면 내가 책임을 져야 해서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엔 또 ‘아닌 것 같다’고 하니 혼란스럽고 답답하다”고 했다.
블라블라/ 김포 맘카페 사건 논란
마녀사냥의 비극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
이 사건은 SNS 시대에 몇 가지 생각해볼 문제를 던져줍니다. 먼저 맘카페가 애초 취지와 달리 거대화, 권력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육아 정보 공유와 감시자 역할이라는 점에서 맘카페의 순기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맘카페가 거대해지면서 부작용도 잇따릅니다. 이번처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유통되며 ‘무고한 피해자’를 낳는 게 대표적입니다.
또 하나 지적할 것은, 익명성에 숨어 제3자를 공격하는 누리꾼의 마녀사냥입니다. 누리꾼들은 당초 사건 전말을 파악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보육교사의 잘못이라고 매도했습니다. 허위 정보는 순식간에 여러 맘카페로 퍼졌고 어김없이 교사를 비난하는 댓글로 넘쳐났습니다. 보육교사가 숨진 뒤엔 누리꾼들의 비난이 신상털이를 시작한 맘카페를 향했습니다. 10월15일 청와대 누리집에는 ‘아동학대로 오해받던 교사가 자살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18일 기준 10만 명 가까이 서명했습니다. 보육교사가 마녀사냥의 희생양이 됐듯, 맘카페 폐지 청원도 비슷한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찌 됐든 약자를 자처하는 한쪽 주장만 듣고 상대를 매도하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 풍토는 고쳐야 할 문제입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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