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김혜윤 기자
관심이 없어도 너무 없다. 이명박 전 대통령 말이다. 아무리 ‘코로나 정국’이라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이던 그가 법정 구속됐는데도 신문과 방송, 온라인 매체 등에서 톱뉴스로 다루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은 2월19일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이 선고되면서 보석이 취소돼 재수감됐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다가 법정에서 바로 구속되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도 한동안 법정을 나서지 못했다고 한다.
340억원대 횡령과 100억원대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대통령은 1심보다 형량이 2년 더 늘었다(1심은 징역 15년). 인정된 뇌물이 27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기소될 때는 뇌물 혐의액이 111억여원이었으나, 항소심 진행 중 검찰이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액 51억원을 더 찾아냈다. 1심 때와 달리 항소심 재판부는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질문에 명시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다스의 회삿돈 횡령을 인정하고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뇌물로 판단한 것은, 다스가 이 전 대통령의 소유임을 전제로 했다. 따라서 판결문에 적지만 않았을 뿐 항소심 재판부도 ‘다스는 엠비(MB) 것’임을 인정했다고 볼 수 있다. 재판부는 국가정보원에서 넘어온 특수활동비 7억원에 대해선 4억원의 국고손실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뇌물 혐의는 1심처럼 무죄를 선고했다.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2011년 전달한 10만달러(약 1억원)만 뇌물로 인정한 것도 1심과 같은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에게 ‘공직자 마인드’가 없음을 질타했다. “피고인은 국가원수이자 행정 수반인 대통령으로 본인이 뇌물을 받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있다면 관리·감독·처벌해 부패를 막아야 할 지위에 있었다. 그러나 이런 지위에 따른 의무와 책임을 저버리고 공무원이나 사기업 등에서 뇌물을 받고 부정한 처사를 했다.”
재판부는 “그럼에도 피고인은 각 범행을 모두 부인하면서 이를 다스 직원이나 함께 일한 공무원, 삼성그룹 직원 등 여러 사람의 허위 진술 탓으로 돌린다. 자신의 행위에 대해 책임질 부분이 명백함에도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고 일갈했다. 이 전 대통령이 다시 구속된 것은 지난해 3월6일 보석으로 석방된 지 350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선고 결과가 믿기지 않는 듯 한동안 허공을 바라봤다고 한다. 법정 경위가 퇴정을 재촉해도 피고인석에서 일어나질 못했다. 측근들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봤다. 7분여 지난 뒤 자리에서 일어난 이 전 대통령은 측근들과 악수를 나누며 “고생했어, 갈게”라고 말한 뒤 법정을 빠져나갔다. 고생은 측근들만 한 게 아니다. 부끄러움을 견뎌야 했던 국민의 ‘마음고생’은 누가 위로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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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블라
감옥이 된 도시

한겨레 김혜윤 기자
코로나는 맨 처음 정치인의 악수를 금지했다. 정치인은 모르는 이와의 스킨십을 거의 유일하게 실행하고 있던 ‘도시인’이었다. 그러니 따닥따닥 살 수밖에 없는 대도시 무명의 공간에서 우리는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을 읽지 않는다. 이제는 옆의 기침하는 아픈 사람 얼굴을 쳐다보며 미워하고, 뭔가 묻었을까봐 손세정제를 사용한다. 여름 감옥에서 뜨거운 상대방의 몸을 증오하게 된다는 게 ‘징역살이’라고 했던 고 신영복 선생의 말처럼, 도시는 그대로 감옥이 된다.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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