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징크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의 등장은 늘 주목받지 못했다. 그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큰일’이 터졌기 때문이다. 2006년 ‘100일 민심대장정’을 마치고 복귀하는 날 북한의 제1차 핵실험이 터졌다. 2010년 11월 당대표 자격으로 장외투쟁에 나선 다음날엔 북한의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2016년 정계 은퇴 뒤 2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왔을 땐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그리고 지난 5월24일, 그가 서울 송파을 재보선 출마 의사를 밝혔을 땐 기다렸다는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그는 다음날 출마의 뜻을 접었다.
논객의 시대가 있었다. 변희재. 그도 한때 주목받는 논객이었다. 변희재 대표고문의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시 국정 농단의 결정적 증거로 나왔던 태블릿PC 때문이다. 변 대표고문은 “JTBC가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과 짜고 태블릿PC를 입수한 뒤 파일을 조작해 최순실씨가 사용한 것처럼 보도했다”고 주장해왔다. 검찰은 “태블릿PC 분석 및 특검·검찰의 수사, 법원 판결 등을 종합할 때 조작설은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명백히 확인했다”며 “JTBC 사옥과 피해자 집 앞, 가족이 다니는 성당까지 찾아가 시위를 하는 등 사안이 중대한 점을 고려했다”고 영장청구 사유를 설명했다.
“강원랜드에 몇 명 꽂았어요?”(코미디언 강유미) “말씀이 좀 거치시네. 꽂다니 뭘 꽂아.”(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권성동 의원에게 SBS 에서 강씨가 던진 질문은 강원랜드 사건을 압축적으로 설명한다. 꽂았는지 안 꽂았는지는 이제 법정에 가서 따져보면 된다. 법무부는 강원랜드 채용 과정에서 부정 청탁을 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 의원의 신병 확보를 위해 5월25일 국회에 체포동의서를 제출했다. 권 의원이 ‘꽂았다’는 혐의를 받는 사람은 자신의 옛 인턴 비서를 포함해 10여 명이다. 국회는 5월21일 본회의에서 홍문종·염동열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부결했다. 권 의원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임은정 북부지검 부부장 검사가 2015년 검사를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은 진아무개 전 검사를 비호했다며 전·현직 검사들을 5월25일 고발했다. 임 검사가 낸 고발장에는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과 김수남 대검차장을 비롯해 이아무개 감찰본부장, 장아무개 감찰1과장, 오아무개 서울남부지검장, 김아무개 부장검사 등이 포함됐다.
[속보]“풍계리 갱도 폭파 안 해, 연막탄 피운 흔적 발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기 직전 TV조선의 보도다. 보도대로라면 북한이 전세계에 사기를 친 셈이다. 다음날, TV조선은 “온라인 뉴스팀 착오로 발생한 일입니다”라는 사과문을 내며 오보를 인정했다.
뇌물 수수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 첫 기일은 5월23일이었다. 공교롭게도 그날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이기도 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1년 전 이날 국정 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법정에 섰다.
“도둑에게 열쇠 준다”는 말이 있지요. 믿지 못할 사람을 믿고 일을 맡기는 어리석음을 비유한 말입니다. 6·13 지방선거를 보름 남짓 남겨놓고 유권자들이 한번쯤 되새겨볼 만한 속담입니다. 5월24일 기준으로 이번 지방선거에 후보로 등록한 6059명 중 2484명(41%)이 전과자로 파악됐습니다. 우리 동네를 살맛 나는 세상으로 만들겠다고 나선 10명 중 4명이 전과자인 셈입니다.
정당별로 보면 무소속 후보의 전과 비율이 48%로 가장 높았습니다.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주요 정당 중에선 민주평화당(51%), 정의당(43%), 바른미래당(40%), 자유한국당(39%), 더불어민주당(3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과 기록이 가장 많은 ‘별 중의 별’은 최갑용 강원도 삼척시의원 예비후보(무소속)입니다. 2014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것을 비롯해 모두 15개의 별을 달았습니다. 원내 정당 후보 중에서는 황보길 한국당 경남도의원 예비후보가 11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황보길 예비후보는 2014년 선거 때는 9범이었지만 4년새 ‘선박 입출항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벌금 100만원 등 별이 2개 더 늘었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10개 이상 별을 단 이는 모두 10명이나 됐습니다.
죄목을 들여다보면 과거 민주화운동을 하다 별을 단 이들도 있지만, 폭행·상해는 물론이고 이른바 파렴치범으로 분류되는 추행·사기·절도·공갈범도 수두룩합니다. 두 눈 부릅뜨고 후보들이 어떤 범죄를 저질렀는지 꼼꼼하게 알아보고 표를 던져야 하는 이유입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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