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명칭 <font color="#008ABD">공동경비구역(JSA·Joint Security Area)</font>. 대한민국의 행정구역상 경기도 파주시 진서면 어룡리,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행정구역상 황해북도 개성특급시 판문점리다. 이곳에선 양쪽 모두의 행정관할권이 정지돼 있다. 유엔사령부 소속 군사정전위원회가 설치된 판문점 주변에 유엔군과 북한군이 공동경비를 선다. 경계는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이후 생겨난 군사분계선이다. 이 선은 보통 때는 경계, 때때로 교섭의 장소이지만, 어느 순간에는 전쟁터로 변하기도 한다. 2004년 이후 JSA 남쪽 지역 경비는 한국군이 수행하지만, 지휘통제권은 여전히 유엔사령부가 갖고 있다. 11월13일 북한군 병사 한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귀순했다. 그는 북한군의 총격을 받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었고, 우리 쪽에서 쓰러졌다. 이후 이 병사는 이국종 교수가 이끄는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됐다. 현재 대수술을 받은 뒤 회복 단계에 있다.
한국 현대사가 낳은 비극의 한 장면, 첨예한 남북관계가 실존적 생사의 문제임을 입증하는 이 사건이 엉뚱한 방향으로 튄 것은 ‘기생충’ 때문이다. 귀순병 수술을 마친 뒤 이국종 교수는 ‘메스를 든 무사’로 칭송되며 압도적 존재로 격상됐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가 됐다. 한국 사회가 그에게 빚지고 있다는 논리까지 등장하던 그 순간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환자의 몸 안 기생충과 내장의 분변, 위장의 옥수수까지 다 공개한 것은 인격 테러이자 인간의 정상성을 상실하게 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이 제기한 ‘환자 인권’ 프레임을 종합편성채널과 보수언론은 ‘개떡’같이 알아먹고 ‘북한 체제 옹호론’으로 치환해버렸다. 이국종 교수는 “말의 잔치, 그런 복잡한 상황을 헤쳐나갈 힘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여론은 낮밤없이 하루 24시간 환자를 구하는 의사에게 진보 정당 의원이 못할 말을 했다고 들끓었다.
과연 그럴 일이었을까. 김종대 의원은 논란이 실시간 검색어급으로 격상되자 ‘수술실에 군 정보기관 요원들이 들어와 멋대로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그의 몸을 표본실의 청개구리처럼 관음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언론’에 대한 비판이었노라고 말했다. 협소한 맥락에서 ‘의료윤리’를 지적한 것이 아니라 북한을 대하는 국가기관의 태도, 체제의 우월성을 선전하기 위해 선정적으로 귀순병을 활용하는 언론에 대한 문제제기였다는 해명이었다. 하지만 때는 늦었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국종 교수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 부담을 안기게 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 논란은 기획된 것이다. 김종대 의원의 글이 논란이 된 건 이 글을 쓴 뒤 사흘이 지나, 한 종편에서 앞뒤 맥락을 자른 채 ‘김 의원이 이국종 교수를 비판했다’고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김 의원은 “이국종 교수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보수언론과 정치인들은 집요하게 매달렸다. 한국의 진보세력이 북한 문제에 인색하며, 종북적 시각이 지나쳐 의인을 매도한다고 돌팔매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왜곡과 편집으로 싸움을 붙이고, 결국 익숙한 종북의 화염을 올린 것에 불과하다. 환자의 생명권과 의료윤리는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 위인이 된 의사의 됨됨이와 국가기관의 천박함 역시 별개의 문제다.
<font size="3">케이(K)팝의 미국 진출길이 열렸다.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방탄소년단은 11월19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무대에 K팝 그룹으로는 처음 올랐다. 미국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싸이의 을 능가할 것으로 내다본다.</font>
<font size="3">무능력인가, 길들여진 것인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위기다. 해수부는 세월호 선체에서 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을 발견하고도 세월호 미수습자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은폐했다. 김영춘 장관은 유골 발견 사흘 뒤 보고를 받았고, 이틀이 지나 발표했다. 국무총리는 “변명의 여지 없는 수치스러운 일”이라 평했다.</font>
딱 11일 만이다.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에 개입한 혐의로 구속됐다가 11일 만에 석방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열흘 사이 법리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 상황을 두고 “이례적인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을 결정한 신광렬 판사는 “범죄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며,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영장실질심사에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의 석방 결정에 대해 “범죄자 중 (주거가 없는) 노숙자만 구속해야 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소속팀 감독 조롱에 구단 연고지와 치어리더 외모 비하, 심지어 전태일 열사와 대통령 모독까지…. ‘SNS 막말’ 파문을 일으킨 프로야구 한화의 김원석 선수가 11월20일 결국 구단에서 방출됐습니다. 정치·경제·사회를 넘어 문화·역사까지 아우르는 김 선수의 ‘막말 퍼레이드’가 한 해 농사를 끝내고 ‘휴식기’에 들어간 야구판을 다시 뜨겁게 달궜습니다. 김 선수는 지난 7월부터 자신의 팬클럽 여성팬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를 주고받으며 이곳에 막말을 쏟아부었습니다. 독수리가 상징인 소속팀 한화구단을 ‘칙’(치킨의 줄임말), 이상군 감독대행을 ‘돌상군매직’, 연고지 충청도를 ‘멍청도’로 이른 건 그나마 약소합니다. 팬이 “담배 피우려다 머리에 불붙은 적 있었다”고 말하자 김 선수는 “전태일 될 뻔했어”라고 답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담뱃값을 내린다고 들었다”며 “고마워요 빨갱제인”이라는 표현까지 서슴지 않았습니다.
야구판의 SNS ‘설화’는 이뿐만이 아니죠. 여자친구와의 ‘사랑 싸움’을 실시간 중계해 망신을 당한 선수, 태풍 피해 현장 사진에 농담을 달아 공분을 산 선수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래도 김 선수의 화려한 수사와 비교하자면 ‘새 발의 피’라는 게 야구계의 중론입니다. 김 선수는 세 치 혀를 잘못 휘둘렀다 선수 생명마저 끊길 위기에 처했습니다. 독립구단 출신으로 피땀 흘려가며 겨우 쌓아올린 탑을 스스로 무너뜨린 듯해 안타깝습니다.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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