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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7-01-03 15:48 수정 2020-05-03 04:28

01  직권남용은 통과했다. 특검 열차의 종착점은 뇌물죄다. 동시다발적 압수수색과 물불 가리지 않는 소환과 긴급체포를 감행하는 박영수 특별검사는 “검찰이 기존에 했던 수사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그대로 수사로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의 뇌물죄를 입증해내는 것을 목표로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박차오르는 특검의 수사가 박근혜 대통령을 찰 수 있을까. 박영수 특검의 시간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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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구속은 경유역이다. 문 전 장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경우 국민연금에 수천억원의 손실이 예상되는데도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력을 넣었다. “영혼을 던지고 그 대가로 출세한 공무원”에 대한 단죄다. 삼성을 둘러싸고 국민연금과 복지부로 이어진 고리를 파악한 특검은 이제 복지부와 청와대를 잇는 고리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삼성과 최순실의 거래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임을 입증하겠단 각오다.

03  뇌물죄를 향해 질주하는 특검에 맞서 헌법재판소도 못지않게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2017년 신년사에서 탄핵심판 사건을 “공정하고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속전에 맞서는 속결 선언이다. 헌재는 1월3일, 첫 번째 변론을 진행한다. 헌재는 최순실은 물론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고리 3인방’과 함께 세월호 7시간의 키맨인 이영선·윤전추 행정관을 탄핵심판정에 세워 직접 심문할 계획이다.

04 지금은 특검과 헌재가 빠르지만, 더 빠른 손님들이 있었다. 청와대를 드나든 보안손님주사 아줌마, 기치료 아줌마가 추가됐다. 국가 2급 기밀인 대통령의 피가 불법 채혈된 정황도 확인됐다. 특검은 최순실씨가 백 선생으로 불린 60대 여성에게서 여러 종류의 주사를 불법적으로 맞아왔다는 의혹을 확인 중인데, 백 선생마저 청와대의 보안손님이었다면, 대통령은 야매 시술을 받은 셈이다.

05  나온다 안 나온다, 기름장어처럼 움직이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에 정당이 중요하냐” “신당 창당은 없다”는 말로 대선 도전을 기정사실화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23만달러를 받았다는 의혹이 기다리고 있고, 신천지 연관설까지 등장했다. 정치 경험이 일천한 반기문 전 총장이 검증의 난관을 매끄럽게 빠져나갈 수 있을까. 대선까지의 시간이 짧다는 건 장점이면서 동시에 난점이다.

06 “1월6일까지 탈당하라.” “대통령도 청산 대상.”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칼자루를 쥐자마자 전광석화로 칼을 빼들었다. 친박 핵심들은 너무 당황해 ‘악’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장외에서 새누리당을 비판하다가 느닷없이 새누리당행을 택해 야당으로부터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장례위원장”이라는 힐난을 받은 인명진 비대위원장은 이번에는 “정말 새누리당을 장례 치르려 한다”는 내부의 공격을 받고 있다. 사퇴라는 배수진을 친 그의 요구에 친박들이 절벽에서 뛰어내려줄까. 세상 풍파 아랑곳없이 뭉쳐서 살아온 그들인데.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한겨레 이정우 선임기자

07  시간 연장은 없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종료된다. 여야 4당 원내지도부는 1월9일부터 20일까지 새해 첫 임시국회를 소집하고, 회기 마지막 날인 20일에 본회의를 여는 데 합의했다. 활동 기한이 1월15일까지인 최순실 국조 특위의 기한 연장은 본회의가 활동 종료일 이후로 잡히면서 자연스레 폐기됐다. 국회는 최순실 게이트를 일단 특검으로 넘기고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조기 가동해 개헌 논의를 본격화한다.

08  부산 동구청은 12월28일 ‘미래 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가 부산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에 세우려던 ‘평화의 소녀상’강제로 철거했다. 소녀상 철거 이후 동구청에는 수많은 항의 전화가 쏟아졌다. 결국 박삼석 동구청장은 12월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철거와 관련해서는 구청장 권한이 아니라 담당 과장 권한”이라며 “시민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다면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높은 분들은 늘 책임감이 없다.

09 이준식 교육부 장관이 12월27일 대국민담화을 열고 일선 학교에서 국정교과서와 검정교과서를 혼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7년 1년 동안 희망 학교만 국정교과서를 사용하고, 다른 학교는 검정교과서를 쓸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전면 국정화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미봉책이란 반발만 불러왔다. 국민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의 생명 연장을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10 일본은 바뀌지 않는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태평양이 술렁이고 있다. 이나다 방위상이 아베 신조 총리를 수행해 진주만 화해 행사를 방문한 직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것을 두고 이중 플레이라는 지적마저 제기된다. 미국과는 ‘치유와 화해’를 강조하며 진주만 행사를 진행해놓고, 전범들을 모시는 신사를 참배한 것은 종잡을 수 없는 외교적 행태라는 것이다. 뺨 맞은 미국의 대응이 주목되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 정부는 일본 정부에 강력한 항의 입장을 전달했다.




& 다운



한겨레 이종근 기자

한겨레 이종근 기자

밥상 물가
‘밥상 물가’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신선식품지수가 2010년(21.3%) 이래 최대치다. 통계청은 12월30일 ‘2016년 12월 및 연평균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면서 신선식품지수가 전년 대비 6.5% 올랐다고 밝혔다. 신선식품지수는 기상 조건과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채소, 과일, 생선, 조개류 등 50개 품목으로 산출된 물가지수로서 ‘생활물가지수’와 함께 체감 물가를 설명할 때 쓰인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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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성장률
정부가 새해 경제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2016년 7월 전망(3.0%)에 견줘 0.4%포인트 낮춰 잡았다. 정부가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놓은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연초 공공자금 20조원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방침이다. 낮은 경제성장률은 종종 정부와 기업의 방패막이 구실을 해왔다. 정부가 퍼붓는 돈이 국민들 삶에 어떻게 돌아갈지도 두고 볼 일이다.





이주의  숫자


20 ~ 44



연합뉴스

연합뉴스


행정자치부가 홈페이지에 ‘대한민국 출산 지도’(birth.korea.go.kr)를 공개했다. 시·군·구 지자체별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 가임기 여성 인구수,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 남녀 초혼 연령 같은 임신·출산 통계가 올랐다. ‘여성을 도구화하는 발상’이라는 누리꾼들의 비난에 행자부는 이날 서비스를 중단했다. 통계청이 공식 집계하는 가임기 여성 인구 기준은 15~49살이지만, 이번에 행자부는 임의로 20~44살 여성을 가임기 여성으로 분류했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김선식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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