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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6-12-27 16:10 수정 2020-05-03 04:28

0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불똥은 양계 농가를 넘어 제빵업체로 번졌다. 국내 매출 1위 제빵업체 SPC그룹달걀 사재기 논란에 휩싸였다. 12월19일부터 이틀간 직원들이 개별적으로 달걀을 사와 500판 이상 모았다는 것이다. SPC는 “일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YTN은 12월22일 담당자를 지정하고 사후 정산을 안내하는 내용의 그룹 내부 문건을 공개하며 조직적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날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리바게트는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19개 품목 생산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02 대선 주자들이 속도를 내고 있다. 12월23일 보수진보 합동토론회에서 대선 주자 여럿이 만났다. 마침 토론 주제가 ‘탄핵 이후 한국 사회의 과제와 전망’이었다. 대선 주자들의 시대정신을 곁눈질할 만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재벌 개혁”을,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검찰 개혁”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협치와 합의제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여권의 남경필 경기지사는 “연정과 경제민주화”에 목소리를 높였다.

03 2016년 말 유난히 ‘분당선’이 북적거린다. 새누리당 비박계는 12월23일 “내년 1월20일 신당을 출범하기로 확정하고, 창당 실무 작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먼저 12월27일 분당을 결행한 뒤,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새 당명은 일단 ‘개혁보수신당’(가칭)으로 정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김무성 전 대표, 남경필 경기지사, 김용태 의원, 정두언 전 의원 등이 탈당파를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04 이런 대통령이 좋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에 얼마나 멋진 연설문을 주도해왔는지, 백악관 연설비서관들이 직접 설명해 눈길을 끈다. 12월21일 백악관‘연설보좌관들이 뽑은 최고의 연설’이란 제목의 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8년 동안 연설문 초안을 수천 번이나 수정했고, 그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이들이 말하는 ‘그 수준’이란 게 이랬다. “우리가 제출한 해골 같은 초안에 대통령이 숨결을 불어넣는 느낌이었다.”

05 ‘친박계 잔류’가 기정사실화한 새누리호는 사실상 난파선 분위기다. 여러 ‘잠룡’들이 대부분 당을 떠나기로 했다. 대선 주자급으로 분류될 만한 이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도다. 최경환 의원은 사무실 인턴 취업 청탁 의혹에서 발을 빼지 못했고, 이현재 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지역구인 경기도 하남 열병합발전소 관련 부정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일말의 기대를 걸었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일단 당정회의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 등 현안 해결에 집중하고 있다.

06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대해 12월20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외교부는 특검 요청에 따라 정씨의 여권을 강제 반납받기로 했다. 국내외에서 정씨의 도피를 돕기만 해도 처벌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밝혔다. 특검이 최순실씨를 옥죄는 사이, 대통령 박근혜헌법재판소가 압박하고 있다. 하루 전 헌재는 대통령에게 “세월호 7시간 행적을 시간대별로 직접 밝혀달라”고 요청했다.

07  촛불풍년이다. 성탄절 전날인 12월24일이 마침 토요일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선 박근혜 정권의 즉각 퇴진과 대통령 조기 탄핵을 요구하는 9차 촛불집회가 열렸다. 방송인 김제동씨를 비롯해 여러 유명 가수들이 참여해 축제처럼 촛불을 켰다. 12월31일에는 ‘송박영신’(박근혜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 행사가 열린다. 촛불은 2017년 1월7일, 14일에도 계속 켜진다.

08 ‘기름장어’가 온몸을 불사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어떤 질문에도 요리조리 잘 빠져나간다고 하여 ‘기름장어’란 별명으로 유명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2월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대한민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을 불살라서라도 그걸로 갈 용의가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했다. 대권 출사표로 읽힌다. 반 총장은 12월31일 임기를 마친다.

한겨레 자료

한겨레 자료

09 비선 국정 농단이 사라진 효과일까. 한국은행이 제 목소리를 찾아가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2월21일 “내년 정부 예산이 적어도 완화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리 정책에 기대지 말고,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려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주문이다. 물론 재정을 늘리되, 엉뚱한 사람을 위해 세금을 쓰면 안 된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과 정부가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이지, (역할을 떠넘기는) 핑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0 세월호 희생자와 유족들의 눈물을 제대로 닦지 못한 채, 또 한 해가 지나가려 한다. 2017년 1월9일이면 참사 1천 일째가 된다. 세월호 가족 모임 ‘4·16가족협의회’는 1월7일과 9일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참사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추모음악회를 열기로 했다. 권진원, 전인권 밴드, 옥상달빛, 정태춘처럼 따뜻한 마음과 목소리를 가진 이들이 나온다.




& 다운



한겨레 김태형 기자

한겨레 김태형 기자

노승일
“처벌받겠습니다” 한마디면 충분했다. K스포츠재단의 내부 고발자 노승일 전 부장의 용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노 부장은 ‘태블릿PC 위증 논란’의 한복판에서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과 맞섰고, 최순실씨의 PC에서 직접 복사한 자료를 검찰과 야당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처벌받겠습니다”라는 그의 한마디는 국정 농단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아수라장을 깨운 단 하나의 내부 제보였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이완영
최순실 국정 농단 청문회 새누리당 간사 이완영 의원이 ‘증인 비호’ 의혹으로 ‘18원 후원금’ 당사자가 되어 간사직을 사퇴하겠다고 했는데 ‘위증 교사’ 논란에까지 휩싸였다. 최선을 다해 자신을 변론하는 청문회 쇼케이스를 펼쳤지만 ‘주갤’이 이완영-이경재-우병우 집사가 정겨운 한때를 보내는 사진을 찾아냈다. 이들은 경북 고령 향우회 인맥이다. 청문회에서 반문을 도모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주의  숫자


22,000,000



한겨레 신소영 기자

한겨레 신소영 기자

국내에서 키우는 닭의 8분이 1이 일주일 사이 사라졌다. 2016년 11월16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이후 지금까지 살처분 닭은 무려 2200만 마리다. 문제는 아직도 확산세를 잡지 못했고, 잡기에도 늦었단 점이다. 이 추세라면 5천만 마리까지 살처분될 수 있단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에도 ‘컨트롤타워’가 부재하고, 정부는 책임을 미루려고만 한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죽음 앞에 부재하고 무능한 정부다.






홍석재·김완·김선식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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