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바글바글 10

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6-11-22 23:43 수정 2020-05-03 04:28

01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이 사과 뒤 조사 수용에서 ‘버티기’로 태도를 바꿨다. 박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11월17일 “대통령의 일정과 저의 준비 상황을 감안할 때 다음주 대통령 조사가 이뤄지도록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대면조사 시기로 최종 제안한 게 ‘11월18일’인데, 청와대가 이를 정면 거부한 것이다. 대통령의 앞뒤 안 맞는 태도가 여전하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한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시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02  박근혜 대통령은 나라 전체를 뒤흔든 ‘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11월17일 일본이 주도하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통령이 검찰에 ‘부산 엘시티 비리 의혹 철저 수사’를 지시하더니, ‘외치 업무’에도 복귀하겠다는 뜻이다. ‘퇴진·하야 압력을 받는 대통령의 태도로 부적절하지 않냐’는 질문에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의는 3국(한·중·일) 협력 체제가 지속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결이 다른 답을 내놨다.

03  이 와중에 여당 내 친박은 반전 카드를 꺼내들었다. 11월17일 강성 친박 새누리당 조원진 최고위원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과 취소를 보면서, 배후에 혼란과 헌정 중단을 부추기는 좌파 시민단체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아예 “촛불은 촛불일 뿐이다. 바람이 불면 꺼진다”며 촛불 민심을 조롱했다.

04  정부·여당이 ‘정국 전환’에 시동을 걸자 극우 단체들은 여기에 손발을 맞추고 있다. 극우 성향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행동’은 11월17일 서울역 광장에서 ‘대통령 하야 반대 및 국가안보지키기 국민대회’를 열고 “언론 보도만으로 (박 대통령을) 인민재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에는 ‘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박사모) 등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50여 단체가 참여하는 집회가 열린다. 엄마부대, 자유청년연합 등 50개 단체가 ‘총동원령’을 내렸다.

05  검찰은 모처럼 비장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공소장에 박근혜 대통령의 혐의 내용을 적시할 것이라는 취지로 청와대를 압박하고 있다. 청와대가 사실상 대면조사에 불응한 데 따른 것이다. 11월17일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사실” “(대통령이 범죄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면서 일전 의지를 보였다.

06 국회 대응도 본격화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 170명이 박근혜 대통령을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규정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11월17일 성명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자들이 줄줄이 구소되는 지금 주범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대국민 기만이고 약속 파기”라며 “검찰도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즉시 소환해 진실을 밝히는 데 온 힘을 쏟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07  야권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은 여전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11월17일 시국 수습 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 회동했다. 그러나 합의사항이 범국민서명운동, 대통령의 피의자 신분 조사 촉구, 특별검사 추천 공조 같은 것들이다. 기대에 못 미친 ‘빈손 회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월20일에는 문재인·안철수·박원순·이재명·김부겸 등 야권 대선주자가 모여 대책을 논의한다.

한겨레 김태형 기자

한겨레 김태형 기자

08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상처받은 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가수 이승환이 주도해 만든 노래 2차 버전이 11월18일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무료 배포됐다. 1차 버전에는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이 참여했다. 이번에는 이들을 포함해 윤도현, 장필순, 크라잉넛 등 가수 100여 명이 합류했다. 연주에 기타리스트 신대철씨 등 국내 정상급 음악인이 힘을 모았다.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세월호 참사·고 백남기 농민 유가족,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가 등장해 먹먹한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승환이 대표로 있는 드림팩토리는 “일부 위정자와 주변인에 의해 상처받고 분노한 우리 모두에게 위로와 희망, 용기를 전하기 위해 음악인들이 부른 노래”라고 밝혔다.

09  11월17일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수험생들에게나마 웃음을 줄 수 있어 다행이다. 응원에 나선 이들은 손팻말에 ‘이러려고 대박 났나’ ‘온 우주의 기를 모아 합격’ 같은 문구를 써 수험생들의 긴장을 풀어줬다. 문구 가운데 재치 넘치는 영어 문제가 눈길을 끈다. Who is she?(그녀는 누구입니까?) ①Siri(순시리) ②Siho(장시호) ③Yura(정유라) ④Gil La Im(길라임). 정답은?

연합뉴스

연합뉴스

10  박근혜 대통령만은 못해도 최근 많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준 이가 백선하 서울대병원 교수다. 그는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의 사망진단서에 사인을 ‘병사’로 기록하도록 담당 전공의에게 지시해 경찰과 유가족의 ‘부검 대치’를 불러온 인물이다. 서울대병원은 11월17일 백 교수를 신경외과 과장에서 보직해임한다고 밝혔다. “백 교수가 사망진단서 작성에 잘못이 있었다”고 해임 사유를 설명했다.




& 다운



채동욱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뇌관을 캐기 위한 ‘슈퍼 특검’ 후보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특검이 되면, 100명 넘는 수사진을 이끌고 박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입증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게 된다. 그는 2013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 도중 ‘혼외자 의혹’이 흘러나오면서 사퇴해 박근혜 정부와 등졌다.



‘또’는 잘못이 없다. 또는 tvN 정치풍자 코너 ‘여의도 텔레토비’에서 박근혜 역을 했던 인형이다. 잘못이라면 박근혜 닮은꼴로 압도적인 ‘박근혜 풍자 연기’를 펼친 것뿐이다. 문제니(문재인), 구라돌이(이정희), 안쳤어(안철수)도 비슷한 연기를 했는데 유독 또만 찍혔다. tvN을 운영하는 CJ마저 여러 고초를 겪었다.





이주의  숫자


70일



페이스북 갈무리

페이스북 갈무리


박근혜·최순실 특검법안이 여야 합의로 11월17일 국회를 통과했다. 재석의원 220명 가운데 196명이 찬성했다. 기권 14명이다. 특검을 통해 박 대통령을 수사하는 데 반대한 의원은 10명이다. 최경환·김광림·이학재·김진태·박명재·김규환·박완수·이은권·이종명·전희경이다. 특검 수사 기간 70일이 지나면 현직 대통령 사상 첫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독자  퍼스트  언론,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