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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11-15 18:02 수정 2020-05-03 04:28

01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팽팽해진 활시위가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을 정조준하고 있다. 의혹의 눈초리는 의료계로 쏠린다. 이전부터 세간에는 청와대가 ‘세월호 7시간’의 경위를 밝히지 못하는 데 의료 문제가 관련됐을 거라는 ‘추정’이 떠돌았다. 실제 의혹을 받는 의료업체 가운데 하나가 ‘차움의원’이다. 이 병원 출신으로 최순실씨 담당의를 맡다가, 박 대통령의 자문의였던 김아무개씨는 “박 대통령이 약보다 주사를 선호했다. 각종 영양주사제를 청와대를 통해 구입해 놔줬다”면서도 “박 대통령이 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 당일 (7시간 동안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맞았다는 일각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02  뉴스를 따라가기 어려울 지경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정부의 불법행위 의혹이 너무 많다. 검찰에 따르면,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10월21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을 통해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씨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을 배경으로 국외 순방 사업, 평창겨울올림픽 관련 사업, 대기업 광고 수주를 싹쓸이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통령과 관련한 범죄 의혹이 있는 용의자와 청와대가 먼저 ‘부적절한 만남’을 가진 것이다. 차씨가 운영하는 기업 뒤엔 실소유주 ‘최순실’이 버티고 있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한겨레 박종식 기자

03  사진 한 장으로 민심이 또 한 번 들끓었다. 11월6일 검찰청에서 조사받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수사 검사 앞에서 팔짱을 낀 채 오만한 표정을 짓는 사진이 1면에 보도됐다. 그 옆에서 우 전 수석의 변호사는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활짝 웃었다. 검찰 치욕의 역사로 또 한 페이지를 장식할 장면이다. 우 전 민정수석은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하며 “노무현씨, 당신은 더 이상 대통령도, 사법고시 선배도 아닌 뇌물수수 혐의자로서 이 자리에 앉은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우병우 당신이 노무현에게 했던 그대로 똑같이 조사받아야 한다”며 검찰을 주시하고 있다.

04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강력한 멘털’도 화제다. 11월10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씨가 나흘간 덴마크 오덴세에서 개최된 마장마술대회에 출전할 계획을 갖고 덴마크로 건너갔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순간에 출전을 취소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정씨가 진정한 강심장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05  야권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야 3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국회 추천 총리’를 11월10일 거부했다. 학계에서 “책임총리가 아니라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가 돼야 한다”고 꼬집는 대목이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에선 “하야 투쟁을 준비하자” “탄핵을 추진하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중앙위원회에서 “박근혜 퇴진에 나선다”고 결의했다. 야 3당은 주말 서울 광화문광장 민중총궐기 대회에 참여한다.

06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사태 이후 내놓은 땜질용 인사에 ‘희생양’이 늘어나고 있다.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대표적이다. 박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벼랑 끝에 몰린 11월2일 김 후보자를 총리로 내정했다. 하지만 야당과 여론이 강력 반발하자, 6일 만에 국회를 찾아 “다른 총리를 국회가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후보자는 사실상 ‘잠깐 쓰고 버린 카드’가 됐다. 김 총리 후보자가 추천한 박승주 국민안전처 내정자는 ‘전생 체험, 도심 굿판 주도, 논문 표절’ 등 논란을 빚은 끝에 11월9일 자진 사퇴했다.

07  서울시가 지방자치단체로는 처음 ‘최순실 예산’을 퇴출시켰다. 11월10일 발표한 ‘2017년도 예산안’에서 서울시는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내년 예산 20억원을 전액 삭감하기로 했다. 차은택씨 등 최순실 라인이 개입한 것으로 드러난 사업이다. 대신 서울시는 청년수당 예산을 올해보다 두 배 늘린 150억원으로 책정했다.

08  곤경에 빠진 박근혜 대통령에게 모처럼 따뜻한 말을 건넨 이가 있다. 지난주, 전세계를 한순간 ‘멘붕’에 빠지게 했던 인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다. 박 대통령은 11월10일 트럼프 당선자와 통화에서 “현재 한-미 동맹이 직면하는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는 등의 말을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은 한국과 100% 함께할 것이며, 한국과 굳건하고 강력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트럼프는 또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한국산 가전제품을 많이 샀는데 훌륭한 것들이었다. 한국에 친구가 많다”고 했다.

09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긴장하고 있다. 군사·안보 관련 정책에서 트럼프가 박근혜 정부와 전혀 다른 의견을 제시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에 대해 “미사일방어 시스템은 실질적인 쓸모가 없다. 돈 낭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주한미군 철수 또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엄청난 비용을 (해당 국가로부터) 합리적으로 보상받지 못하면 ‘앞으로는 스스로 지키게 될 거야’라고 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10  한국 경제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충격을 입은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트럼프가 대표적 규제 대상으로 꼽은 철강·금속 업종이다. 한국산 철강재에 반덤핑 관세 등 무역 제재를 할 가능성이 나온다. 트럼프가 공언한 대로 외국산 제품에 무역장벽을 강화하거나 미국 내 기업 규제를 완화해줄 경우에도 한국 기업들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환율도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어렵다. 경제 부처와 한국은행이 비상대책 마련에 나섰다.




& 다운



<길가에 버려지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길가에 버려지다> 뮤직비디오 갈무리

이승환·이효리·전인권
가수 이승환, 이효리, 전인권이 노래 를 제작해 11월11일부터 포털 ‘다음’을 통해 무료 배포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상처 입은 마음을 노래하는 이들이 어루만지는 내용이다. “길에 버려지다/ 내 몸에 날개가 돋아서 무너지는 이 땅을 지탱할 수 있기를”라는 가사가 묵직한 울림을 준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이 와중에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다. 이 보수단체 회원 50여 명은 11월11일 더불어민주당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구속수사 촉구’ 농성장 철거를 시도했다. 이들은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등을 향해 막말도 했다. 하루 전에는 ‘최순실 태블릿PC 의혹’을 보도한 방송사 JTBC 손석희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우 대표는 “전경련이 어버이연합 자금을 대고, 그 어버이연합이 야당을 능멸하고 있다”며 검찰의 즉각 수사를 요구했다.





이주의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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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새 별명은 ‘기록제조기’가 어떨까. 한국갤럽이 11월8~10일 조사한 결과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90%에 이르렀다.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올라 이 부문 역대 대통령 최고 기록을 고쳐썼다. 긍정 평가는 지난주와 같은 5%였다. 새누리당도 기록 하나를 깼다. 이번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도는 17%였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시절을 포함해 2004년 3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 때(18%)보다 1%포인트 낮았다. 역시 역대 최저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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