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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6-10-11 18:16 수정 2020-05-03 04:28

01  태풍 차바로 7명이 숨지고 3명이 실종됐다. 태풍으로 고립된 주민을 구하기 위해 출동했다 숨진 소방관도 있다. 폭풍해일이 일으킨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위협하는 사진은 재난영화의 한 장면처럼 보였다. 부산 태화강도 범람하는 등 수십 채의 집이 부서지고 500여 가구가 물에 잠겼다. 정부는 피해지역에 80억원 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다. 단식을 끝내고 회복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도 울산 등을 방문했다. 와야 할 것만 오고 오지 말아야 할 것은 오지 않는 세상은 올까.

02  태풍 차바가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된 야외무대를 날려버린 가운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 개막했다. 영화 을 둘러싼 부산시 외압 논란으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이 사퇴한 여파가 가시지 않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이 영화제조직위원장을 사퇴하고 김동호 이사장 체제로 전환했지만, ‘영화인 비대위’ 소속 단체 5곳은 영화제 참가를 거부했다. 한번 부서진 영화제 권위는 예산을 늘여도 회복하기 어렵다. 올해는 개막작 으로 시작해 영화 299편이 상영된다.

03 삼성에 초유의 재난이 될지도 모른다. 배터리 과열 문제로 교체된 삼성전자 휴대전화 ‘갤럭시노트7’ 배터리가 터지며 연기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10월5일, 미국 루이스빌에서 볼티모어로 출발하려던 사우스웨스트 항공기 승객 75명이 대피했다. 한 탑승자가 소지한 스마트폰 폭발 때문이었다. <usa>는 문제의 제품이 교환된 갤럭시노트7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북미 담당은 “이 사건이 새 노트7 때문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태의 추이를 봐야 하지만 위기는 때로 엉뚱한 곳에서 시작된다.
04 대통령은 좋은 사람이다. 사촌이 기업을 사도 배가 아프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인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혜택을 받는 첫 기업은 동양물산기업이다. 박 대통령의 사촌형부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회사다. 동양물산기업은 이 법의 파격적 지원으로 국제종합기계를 인수했다. 박 대통령의 사촌인 박설자씨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밀어주는 이 법은 ‘원샷법’으로 불린다. 원샷의 특혜를 그렇게 우의 돈독하게 하는 데 쓰는 법도 있다.
05  한 사람을 위한 정부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오직 한 사람을 위한 단식을 했다. 실세 부총리 출신 최경환 의원이 한 인턴을 위해 불법 채용 청탁도 불사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미르재단의 핵심으로 또 한 사람 차은택씨가 등장했다. 특혜 의혹 따위는 ‘생까고’ 한번 마음을 주면 끝까지 지키는 정부, 박근혜 대통령의 지인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를 위한 마음이 논란이다. ‘이오공감’의 노래 이 ‘박최공감’의 목소리로 변주된다. ‘한 사람’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정부다.
06 역시 마음을 얻으면 하늘이 돕는다. 차은택 감독이 실소유주라고 의심받는 ‘플레이그라운드커뮤이케이션즈’(이하 플레이그라운드)와 차은택의 친구들이 각종 정부 예산을 연이어 따냈다는 의혹이 이어지고 있다. 플레이그라운드가 ‘2016 케이에이드(K-Aid)’ 행사 사업비로 국고보조금 11억여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어 플레이그라운드와 관련된 회사들이 새 국가 상징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를 만들고 홍보하는 사업에서도 수익을 챙겼다는 의혹을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했다. 하늘이 도우면 하늘에서 떡이 떨어지기도 한다.
07  끝까지 버티는 ‘한 의사’도 있다.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교수의 백남기씨 사망진단서에 대한 의사들의 반론이 거세다. 이윤성 서울대의대 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물론 국가기관 수장인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과 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도 “병사가 아니라 외인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회견을 열어 주장을 강변했다. 지침에 맞지 않아도 상식을 벗어나도 유아독존이다. 서울대병원 노조는 10월6일 “사망진단 과정에 병원 경영진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08 극우단체가 퍼뜨리는 백남기씨 유족에 대한 음해가 기승을 부린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유족 음해에 가세했다. 그는 “물대포에 맞아 얼굴 뼈가 부서질 수 없다”는 주장도 했다. 강원도 춘천 출신 의원인 그는 누리꾼들에 의해 “춘천의 트럼프”로 등극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물대포에 맞아도 뼈가 부서지지 않는다는 김진태 의원이 기꺼이 물대포 시험에 응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김진태들’에게 유족 백도라지씨는 “부디 사람의 길을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09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새 사무총장에 취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 예비투표에서 구테헤스는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를 뜻하는 ‘비권장’을 한 표도 받지 않았다. 유엔 총회의 공식 결의를 거치면 내년 새 총장에 오른다. 난민 전문가 구테헤스는 1995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총리를 지냈다. 반기문 총장은 그 이력을 거꾸로 밟고 싶어 한다. 사무총장이 퇴임 직후 개별 국가 선출직에 나서는 것은 유엔 관례에 어긋나는 일이다.
10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유엔 사무총장직에 도전한 후보 13명 중 7명이 여성이었지만, 최초의 여성 사무총장은 나오지 않았다. 고위직 여성들이 ‘유리천장’에 부딪힌 반면 평범한 이들은 ‘여성 파업’을 벌였다. 10월3일 폴란드 전역에서 극우인 ‘법과 정의당’이 추진하는 전면 낙태금지법반대하는 여성 수천 명이 직장에 가지 않고, 3만 명이 바르샤바에 모여 ‘검은 월요일’ 시위를 벌였다. 성폭행을 당해도 산모가 숨질 위험에도 낙태하면 무조건 처벌이라니, 살려고 나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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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



김제동
김제동씨가 “국감 증인으로 부른다면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김제동이 과거 방송에서 군사령관 부인을 ‘아주머니’로 불렀다가 영창에 다녀왔다 주장해 군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며 증인 채택을 주장했다. 이에 김씨는 “진짜 내 이야기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증인 채택 무산이 오히려 아쉽다.


이은재
“MS 오피스를 왜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샀나?”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이 10월6일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에게 따졌다. 조 교육감이 “MS 오피스가 마이크로소프트 것인데, 어디 것을 써야 하느냐”고 답해도 소용없었다. 이 의원의 “왜 공개 입찰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만 쓰는가”라는 반독점 진실 규명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교육청은 MS 오피스를 생산하는 다른 회사를 찾아야 하는 임무를 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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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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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지지율이다. ‘마약과 전쟁’을 벌이며 자경단을 동원해 3천여 명을 살해했다는 인권침해 의혹에도 지지는 뜨겁다. 지독한 부정부패, 극심한 가난에 지친 이들은 권위주의가 실현하는 빵과 정의에 박수를 보낸다. 부패의 화신 에르도안 대통령을 지지하는 터키, 탁신 전 총리를 그리워하는 타이에서도 벌어지는 일이다. 전통적 지배체제가 지독하게 나빴던 탓이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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