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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6-03-08 15:50 수정 2020-05-03 04:28

01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3월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에서 ‘전시 성폭력’을 “비인간적인 만행의 하나”라고 비판하면서도, 그 대표적 사례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특히 일본 정부가 2월16일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에서 “(일본) 정부가 발견한 자료에선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 연행을 보여주는 (증거)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강제성을 거듭 부인했는데도, 한국 정부가 인권을 주제로 한 유엔 회의에서 위안부 문제에 침묵한 것이다. 위안부 피해를 다룬 영화 의 관람 열기가 높은 사회적 분위기와 동떨어진 우리 정부의 행보.

02  3월2월 여당 단독으로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됐다. 테러방지법 제9조 3항은 “국가정보원장이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민감정보를 포함하는 개인정보와 위치정보를 ‘개인정보처리자’와 ‘위치정보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국정원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손에 쥘 통로가 열린 셈이다.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한겨레 김경호 선임기자

03  5·18 민주화운동 단체들이 올해 초등학교 6학년 새 사회 교과서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해 서술했다며 교과서 폐기를 요구했다. 새 교과서에는 “1980년 5월18일, 광주에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들은 군대를 동원하여 이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많은 희생자가 발생하였다”고 쓰여 있다. 5·18 관련 단체들은 “공수부대가 양민을 총칼로 공격한 것이 원인이 되어 대규모 규탄 시위로 번져나갔다는 것은 명확한 역사적 사실인데 교과서는 대규모 시위 때문에 군이 동원된 것처럼 사실관계를 바꾸어 기술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새 교과서에 계엄군의 사진 등이 빠진 것도 국가폭력을 부인하려는 의도라고 보았다.

04  남북 지도자들이 상대를 자극하는 말들을 주고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3월3일 국가조찬기도회에서 “정부는 북한 정권이 무모한 핵개발을 포기하고, 북녘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폭정을 중지하도록 전세계와 협력해 노력해나가겠다”며 북한의 폭정 문제를 거론했다. 이에 북한 관영 은 3월4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방사포 시험사격 현지지도에서 “박근혜가 대책 없이 무모한 무력 증강 놀음”을 벌인다며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말’과 ‘말’이 충돌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는 형국.

05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원이 4·13 총선 공천을 위해 실시한 지역구별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돼 당내 파문이 일었다. 유출된 문건에는 70여 곳에 대한 조사 결과가 적혀 있다. 누가 어떤 이유로 유출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공천 심사의 중요한 자료인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유출되면서 공천을 둘러싼 친박, 비박계의 당내 갈등이 심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06 극장 체인점인 CGV가 3월3일부터 시간대·좌석별로 요금을 달리하는 ‘가격 다양화 정책’을 실시한 것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주중 오전 10시 이전 입장 요금은 6천원이지만, 주말 프라임 시간대(오전 10시~밤 12시)에 관람이 용이한 좌석(프라임존)에 앉으면 1만1천원을 내야 한다. 대형 극장들이 일부 영화에 스크린을 몰아주는 행태로 비판받아온 전력 때문에 이번 가격 다양화 정책에 대한 여론이 더 곱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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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 최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성추행 문제가 불거진 건국대가 앞으로 총학생회와 단과대학·학과 학생회에서 주관하는 교외 신입생 OT를 전면 금지하고 모꼬지(MT)는 조건부로 허용한다고 3월2일 밝혔다. 건국대는 OT를 교내에서만 실시하고, MT의 경우 단과대 학장이나 학과장의 허락하에 교수가 행사 기획부터 참여해 동행하면 허용하기로 했다. 생명까지 위협하는 과도한 음주와 성추행 등의 문제가 재발돼선 안 되지만 OT와 MT의 자율성이 꺾이는 부분에 대한 논의도 필요할 듯.

08  세월호에서 학생들을 구하다가 의식을 잃고 살아서 나온 뒤 괴로움에 시달리다 목을 맨 전 단원고 교감의 순직 여부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2부는 전 단원고 교감의 아내가 “남편의 죽음을 순직으로 봐달라”며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순직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을 확정했다고 3월3일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아내는 “당뇨를 앓던 남편이 구조하다가 기력이 없어 실신하지 않았다면 학생들을 두고 나왔을 리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09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영화 로 제88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는 혹독한 추위의 원시림에서 살아 돌아와 아들을 죽인 자에게 복수하는 내용이다. 디캐프리오는 수상 소감에서 “지난해는 세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북극에서 얼음이 녹고 있다. 인류 모두가 직면한 위협이기에 인류가 함께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지구온난화 문제를 제기했다. 는 작품상을 탔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남녀 주연·조연상 후보 20명 모두 백인으로 채워져 ‘백인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10  아파트 난방비 문제를 제기했던 배우 김부선씨가 자신이 사는 서울 옥수동 아파트의 입주자 대표회의 의장으로 뽑혔다. 그는 단독 후보로 출마했다. 적어도 이 아파트에선 난방비를 내지 않는 특혜자가 나오지는 못할 듯.




& 다운



윤동주
윤동주의 삶을 다룬 저예산 영화 (감독 이준익)가 개봉 16일 만에 관객 8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관객 수가 증가하는 분위기와 함께 시인 윤동주와 그의 시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윤동주는 1945년 27살의 나이에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영화에서도 인용된 ‘별 헤는 밤’ ‘쉽게 쓰여진 시’ 등 그의 시 여러 편이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국가정보원
테러방지법 통과로 국정원은 더 큰 힘을 갖게 됐지만 국정원이 이 법을 악용해 국민의 사생활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것 아니냐는 시민의 불안감도 그만큼 더 커졌다. 영화 에서 정지용 시인은 윤동주에게 “부끄러운 걸 모르는 게 부끄러운 거다”라고 조언한다. 국민적 우려를 사는 국정원이 새겨들어야 할 말.



이주의  숫자


122



한겨레 이정아 기자

한겨레 이정아 기자


3월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수도권 지역 의석수가 122석으로 결정됐다. 서울 49석, 경기 60석, 인천 13석이다.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 서울 48개 지역구 중 1·2위 득표율 차가 5%포인트 미만이었던 선거구는 16곳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이슈로 부상한 ‘야권통합’ 여부에 따라 수도권 122석의 판세도 민감하게 술렁일 전망이다.


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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