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32년 만에 내린 폭설로 제주도에 8만여 명의 발이 묶였다. 1월23~25일 사흘 동안 제주공항 활주로가 폐쇄돼 비행기가 운항하지 못했기 때문. 제주공항 대합실에서 스티로폼과 종이 상자를 깔고 쪽잠을 자던 관광객들은 25일 오후 첫 항공기 운항이 재개되면서 27일 새벽에야 모두 공항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가로등이 부러지고, 한라봉과 블루베리 재배 비닐하우스가 파손되는 등 집계된 피해액만 24억여원. 이게 다 지구온난화 탓이다. 기상청은 북극의 찬 공기를 막아주던 제트기류(북반구에 빠르게 부는 바람)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02 같은 시기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올겨울 들어 최악의 폭설이 내렸다. 미국은 워싱턴과 뉴욕 등 중동부 지역에 눈폭풍이 몰아쳐 11개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뉴욕은 시내버스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최소 14명이 눈폭풍 때문에 숨졌다. 중국도 1월24일 아침 6시 전국에 ‘오렌지색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네이멍구 건허시 진허진은 23일 영하 48℃를 기록했다.
03 한파의 고통을 같이 겪었다고 해서 뜻을 함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월27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어 4시간여 북핵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현격한 견해 차이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미국은 북한에 대한 강도 높은 제재를 요구한 반면,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강조했다. 다만 미·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필요성에는 합의했다고.
04 한국에서는 북한인권법에 여야가 뜻을 모았다. 여야 원내 지도부는 10년 넘게 국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 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키기로 1월23일 잠정 합의했다. 법안에는 북한 인권 침해 사례를 수집·보존하기 위한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치, 북한인권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북한인권재단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05 미국이나 한국이나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월1일 민주당과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9개월 동안 치러진다. 민주당에서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세’로 불렸던 힐러리 클린턴과 접전을 펼치고 있고, 공화당에서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여러 막말 파문에도 불구하고 압도적 1위로 앞서나가는 중. 45대 미국 대통령은 11월8일 결정된다.
06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인재 영입’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법률 대리인으로 세월호 유가족 곁을 지켜온 박주민(43) 변호사. 박 변호사는 1월2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그는 제주 강정마을 주민, 경남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들을 위한 법률 지원 활동 등을 펴왔다. 그는 “최소한 눈물 나게 하거나 눈물을 외면하는 나쁜 정치는 하지 않겠다”고 입당 소감을 밝혔다.
07 새누리당은 바둑기사 조훈현 9단과 김규한 쌍용자동차 기업노조 위원장 영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월27일 이러한 영입 구상을 언론에 밝혔다. 원 원내대표는 피겨 선수 김연아 영입도 추진했다가 거절당했다는 후문. 김무성 대표는 외부 영입 인사도 경선을 치러야 한다며 원 원내대표와는 선긋기 중이다.
08 나쁜 바이러스가 또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이집트 숲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가 원인으로 추정되는 선천성 기형 소두증 공포다. 임신 초기 임신부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태아의 두뇌가 작아져 걷기와 듣기, 말하기 능력이 떨어지거나 심하면 사망한다. 브라질에서는 1월27일 4180건의 소두증 의심 사례가 보고됐고, 유럽에서는 브라질을 여행하고 귀국했다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들이 나왔다.
09 나쁜 정치, 나쁜 바이러스가 판치는 세상이지만 착한 사람들이 있어 그래도 세상은 살 만하다. 사상 최초로 평범한 섬사람들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다. 은 하버드·코넬 대학 등의 학자들이 그리스 섬 주민들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할 예정이라고 1월24일 보도했다. 레스보스, 사모스, 로도스 등 섬 주민들은 시리아 난민을 구하기 위해 바다로 나서거나, 매일 빵을 싣고 항구로 나갔다. 지난해 유럽에 도착한 난민 100만여 명 가운데 90만 명 가까이가 그리스를 거쳤다.
10 착한 마음이 아니라 애국심을 평가 기준으로 삼겠단다. 1월26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국가공무원법 개정안에 명시된 공직가치에는 애국심과 책임성, 청렴성이 명시돼 있다. 입법예고 때 있었던 민주성·도덕성·공익성 등은 제외됐다. 모든 공무원 시험에서 애국심을 평가해 공무원을 뽑겠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에도 애국심(43번)이 민주주의(25번)보다 많이 등장하더니, 박근혜 정부의 모든 길은 애국심으로 통한다?
옷깃에 꽂는 ‘평화의 소녀상’(소녀상) 배지가 2월께 나온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그린 미술 작품을 소재로 옷, 가방, 액세서리 등을 만들어 팔아온 벤처기업 ‘마리몬드’는 “언제나 지니고 다니는 작은 배지 등 소지품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더 널리 알릴 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디자인은 새와 나비, 꽃을 어깨에 얹은 소녀의 얼굴 모양 배지, 꽃다발이 놓인 의자를 형상화한 배지 등 세 종류다. 판매금은 ‘정의와 기억’ 재단 출연금으로 쓰인다.
2012년 파업에 참여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증거도 없이 해고했다”는 MBC 임원의 발언이 공개됐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을 보면, 해당 임원은 2014년 인터넷 매체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 둘은, (해고할) 증거가 없어. 그런데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해고를 시킨 거예요”라고 말했다. MBC는 녹취록이 공개된 1월25일 저녁 에 ‘남양주 출마 최민희 의원, 선거법 위반 논란 내사’라는 단신을 내보냈다. ‘수사’도 아닌 ‘내사’ 보도를, 그것도 지역신문이 보도한 닷새 뒤에.
중국 경제가 재채기를 하자, 전세계가 콜록거린다. 지난 7개월 동안 중국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4조3734억달러(약 5262조원)가 증발할 정도로, 중국의 금융 불안은 심각한 상태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이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사실상 피할 수 없다”고 말하자, 중국 관영 는 해외판 1면에 칼럼을 실어 “소로스가 공개적으로 중국에 전쟁을 선포했다. 전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이 발표한 지난해 경제성장률 6.9%도 부풀려졌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제통계 작성을 책임진 왕바오안 국가통계국장이 1월26일 비리 혐의로 체포되자, 의혹은 더 커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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