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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앤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5-08-18 17:49 수정 2020-05-03 04:28

01  박근혜 대통령이 8월13일  광복절 특별사면(6527명)을 단행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경제인 14명을 포함시켰다.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란 논리를 댔다. “비리 기업인 사면을 엄격히 제한하겠다”던 대선공약이나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가능하다”던 지난 5월의 발언을 뒤집었다. 약속 파기만큼은 일관성이 있다.

한겨레 신소영 기자

한겨레 신소영 기자

02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무릎을 꿇었다. 8월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앞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일제 식민지배를 사죄했다. 유관순 열사가 수감된 방엔 백합 30송이를 헌화했다. “상처 입은 나라의 국민들이 ‘그만두어도 좋다’라고 하는 시기가 올 때까지 계속 (사과)해야만 한다”(8월13일 발언)고도 했다.

03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8월11일 친할아버지의 친일 행위를 사과했다. 그의 조부 홍종철은 일제강점기 때 중추원 참의를 지내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704명에 포함된 바 있다. 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최근 발간한 부친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의 평전에서 친일 행위는 뺀 채 사회공헌 활동만 부각했다.

04  대표적 뉴라이트 학자 이인호 KBS 이사장이 “올해는 광복 70년이 아니라 건국 67년”(8월13일 기고)이라고 주장했다. 이승만 정부가 수립된 1948년 8월15일에 광복이 이뤄졌다는 논리다. 보도 개입 논란을 빚어온 그의 KBS 이사 연임도 확정됐다. KBS와 MBC 방송문화진흥회 새 이사진 선임은 극우 인사들의 돌려막기와 전례 없는 3연임으로 얼룩졌다.

05   교육부가 만든 성교육 표준안이 퇴행적이다. 데이트 비용을 많이 내는 남성은 그 보상으로 여성의 몸을 원하고, 남성의 성적 욕망은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나타나며, 남성은 성적으로 매력이 있는 여성들과 널리 성교할 수 있다고 가르친다. ‘남자는 짐승’이란 말보다 100배는 더 짐승스럽다.

06   최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박기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8월13일 여야 자유투표로 가결(찬성 137·반대 89)됐다. 아파트 분양대행업자한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상태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박 의원을 꼭 끌어안고 다독였고 일부 의원들은 눈물지었다. 국회가 모처럼 훈훈해졌다.

07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이 8월12일 퇴임했다. 최악의 위원장이 최장수(6년1개월) 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이 인권위의 현실을 대변한다. 그는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용산 참사 당시 의견표명 요구에 반대)는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한국 인권 역사에 길이 남을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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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   국가정보원이 구입한 이탈리아 해킹팀 ‘원격제어시스템’(RCS)의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오픈 백신을 시민사회단체가 만들어 무료 배포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검사하면 RCS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과거엔 정부가 백성을 독려해 쥐를 잡았으나, 현재는 정보기관이 퍼뜨린 벌레를 잡느라 시민이 고생이다.

09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으로 징역을 산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다시 기소됐다. 경찰청장 취임 전후로 건설업자로부터 수차례 뇌물을 받은 혐의다. 조 전 청장은 재임 시절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며 연루 경찰관을 엄격 처벌했다. “깨끗한 청장님”이 계속 망가지고 있다.

10   서울대 주차장은 신분사회다. 파란색(교수), 초록색(직원), 갈색(장애인·국가유공자), 분홍색(대학원생), 회색(외주업체 등) 5가지 색깔로 주차권을 구분한다. 교직원은 월 1만원의 주차료를, 외주업체 직원은 5만원을 낸다. 서울대 안에서 차를 모는 사람들은 그렇게 계급을 노출당한다.

이문영 기자 moon0@hani.co.kr



& 다운



김정원
“강경 대응은 북한 의도에 넘어가는 것이다.” 비무장지대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고 입원한 김정원(23) 하사는 8월11일 말했다. “공격만이 대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는 우려도 표했다. 정부와 보수언론이 ‘보복’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그의 ‘이성적’ 발언이 주목받았다. 이성이 이상해 보이는 이상한 사회다.

한겨레 김성광 기자

한겨레 김성광 기자

문재인
김정원 하사 옆엔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있었다. 김 하사의 발언도 문 대표의 병문안 과정에서 나왔다. 와 에선 문 대표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두 신문은 김 하사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그의 얼굴을 지우거나 잘라냈다. 얼굴 없는 가수는 ‘마케팅’으로 만들어지고, 얼굴 없는 정치인은 ‘커팅’으로 탄생한다.

이주의  숫자


54



8월9일 현대경제연구원은 ‘푸피(Poopie·Poorly-off older people)족’이란 신조어를 내놨다. 가구주가 65살 이상인 고령층 가운데 가구원 수를 감안해 조정·산출한 ‘가구균등화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 50% 미만인 가구를 지칭했다. 반대말은 여유를 즐기며 사는 풍요로운 노인이란 뜻의 ‘우피(Woopie·Well-off older people)족’이다. 2014년 고령인구 중 푸피족은 54%(200만 가구)이고 우피족은 6.2%(23만 가구)였다. 독거노인 170만 가구 중 푸피족은 122만 가구(71.95%)에 달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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