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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바글바글10-1070호

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5-07-14 16:10 수정 2020-05-03 04:28
한겨레 김성광 기자

한겨레 김성광 기자

01 김조광수 감독은 ‘멘탈 갑’으로 알려져 있다.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 아니 피터팬(그의 별명)이 울음을 터뜨렸다. 파트너 김승환씨 옆에서 울먹였다. 결혼을 인정받기 위해 38년을 싸운 미국 동성커플 다큐멘터리를 언급하면서 그는 “전 올해 만 50살입니다. 37년이 걸린다면 87살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호소했다. 국내 첫 동성혼 소송 심문기일인 7월6일 재판은 그렇게 시작됐다.

02 빗발치는 사퇴 요구에도 꿋꿋했던 ‘멘탈 갑’도 있다. 현병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임기가 ‘마침내’ 다음달 끝난다. 5·6대를 연임한 최장수 현 위원장 체제에서 인권위는 인권과 권위를 잃었다. 아시아의 모범으로 평가받던 한국 인권위는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에서 ‘등급 강등’ 경고를 받는 신세가 됐다. 7월8일 인권단체는 새 위원장 선임에 시민사회 참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그러나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한겨레 자료

한겨레 자료

03 시장을 분리수거하고 싶어서였을까. “이거 한번 분리수거해 버려주시기 바랍니다.” 7월9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최호정 서울시의원(새누리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페트병 등을 들어 보이며 직접 분리수거를 해보라고 요구했다. 황당한 표정의 박 시장은 “그냥 좀 버리라”고 응수했다. 최 의원은 전에도 박 시장에게 “돈독이 올랐다”고 독설을 한 적이 있다. 그의 아버지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04 ‘땅콩 회항’ 사건의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의 산업재해가 인정됐다. 7월8일, 박 사무장이 외상후 신경증과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며 신청한 산업재해를 근로복지공단이 승인했다. 그는 미국에서 준비 중인 500억원 손해배상 소송도 준비하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대학생 10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조사에서 대한항공은 지난해 1위에서 9위로 떨어졌다.

05 7월9일 국민희망시대 정진우 회장 등 100여 명이 새정치연합을 집단 탈당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를 겨냥해 “새정치연합은 친노 기득권 세력에 휘둘리는 당”이라고 주장했다. 탈탕한 이들 중에는 중앙당 당직자 출신도 있다. 양윤녕 전 민주당 제주도당 사무처장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화민주당을 창당해 전국 정당으로 도약시켰듯이”라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06 떠나간 DJ를 그리워하는 것은 이들만이 아니다. 이종환, 김기덕과 함께 1980~90년대 ‘3대 DJ’로 꼽혔던 김광한씨가 7월9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69살. 19살에 데뷔한 그는 올해 라디오 DJ 인생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세기, 그는 해박한 음악 지식으로 많은 이의 음악 선생이 되었다. ‘김광한의 팝스 다이얼’은 전설이 되었다.

07 DJ의 후계자를 자임하는 박지원 새정치연합 의원이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7월9일 서울고법은 박 의원이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에게 3천만원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인정했다. 이날 받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의원직 상실형’이다. 1심 무죄였으니 삼세판 대법원 판결이 남았다.

08 집단 탈당은 새정치연합만의 문제가 아니다. 7월 초, 노동당 ‘진보결집’ 그룹도 집단 탈당을 시작했다. 6월28일 당대회에서 이들이 제안한 ‘진보결집 총투표안’이 부결됐고, 총투표를 주장한 나경채 대표가 사퇴했다. 당대회 결정에 반하는 탈당은 2011년 진보신당에서 떠난 노회찬·심상정을 떠올리게 한다. 이들은 정의당, 국민모임 등과 통합 논의를 하고 있다.

09 떠난 이들도 있지만, 돌아온 사람도 있다. 미성년자 성폭행죄로 2년6개월을 복역한 고영욱씨가 7월10일 만기 출소했다. 검은 티셔츠 차림으로 출소한 고씨는 “이제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 동안 그는 새로운 마음과 함께 발목에 전자발찌를 차고 생활해야 한다.

10 7월7일 소녀시대의 신곡 가 공개됐다. 소녀들은 여전히 리듬에 맞춰 “여긴 파티 타임! 이대로 계속 파티 타임!”을 외친다. 여름에 맞는 음악과 소녀시대 패션은 여전히 화제다. 그러나 의 열풍 같진 않다. 한반도는 폭염주의보에 휩싸였지만, 모든 파티(정당)가 그렇게 흥겹진 않다. 핫한 것은 오직 ‘박근혜 vs 유승민’뿐이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 다운



안창림
안창림을 제2의 추성훈으로 만들지 말아야 한다. 둘은 재일동포 3세 유도선수다. 귀화 권유가 있었지만 뿌리쳤다. 추성훈은 1998년 부산시청에 입단했지만, 텃세에 밀려 일본으로 귀화했다. 그리고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일본 선수로 금메달을 땄다. 안창림은 지난 7월6일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5연속 한판승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미 73kg급 세계청소년대회 정상에 오른 터다. “태극마크가 꿈이었다”는 청년의 꿈이 다시 꺾여선 안 된다.
한겨레 이정용 선임기자

한겨레 이정용 선임기자

김광현
포털 연관 검색어 ‘김광현 태그’에 ‘김광현 사기꾼’이 붙어 있다. 김광현 SK 와이번스 투수는 7월9일 삼성 라이온즈 경기에서 재빠른 태그 동작을 해 주자를 아웃시켰다. 그 태연함에 주자는 물론 심판도 속았다. 나중에 비디오 리플레이를 통해 김광현의 글러브는 비어 있고, 공은 1루수 브라운이 가지고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다. 김광현은 “속이려고 한 행동은 절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마라도나의 신의 손에 이어 신의 글러브가 이미 탄생한 다음이었다.




이주의 숫자


6030원



변화는 느리고 느리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8.1% 오른 6030원으로 결정됐다. 7월9일 새벽, 노동계 위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내린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이다. 해마다 되풀이된 실망이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유니버시아드대회 남자육상 100m에서 김국영 선수는 10초16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5년 만에 자신의 기록을 0.07초 앞당긴 것이다. 한 사나이가 10초 벽을 깨겠다는 집념으로 달리듯, 한 사회가 최저임금 1만원으로 가자는 의지를 모으기가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IMAG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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