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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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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7번 들른 파스타 가게

등록 2014-10-28 16:03 수정 2020-05-03 04:27

[8억2천만원. 미식가들은 궁금하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는 파스타길래? 10월2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과 국무총리비서실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상민 의원(새누리당)은 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2011년 1월부터 2014년 7월까지 한 파스타 레스토랑에서 8억2천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고 밝혔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 가게에서 62만원 정도를 써야 나오는 액수다. 점점 더 궁금해진다, 그 파스타 맛. 점입가경. 평가원은 하루에 17번 결제를 한 적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호로록~ 호로록~. 평가원에서 이국주도 울고 갈 푸드파이터라도 양성하는 건가? 쉼없이 바뀌는 교육과정 때문에 탄수화물의 쉼없는 공급이 필요한 건가?

[이번엔 2억원이다.] 민병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같은 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대북 전단 살포(삐라)에 참여해온 4개 단체가 총리실로부터 민간경상보조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민 의원은 국무조정실에서 ‘민간경상보조사업 현황’ 자료를 건네받아 분석해, 총리실이 대북 전단 살포 단체로 알려진 대한민국사랑회에 지난해 3천만원, 북한민주화네트워크에 올해 3천만원 등을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호로록~ 호로록~. 눈먼 돈은 잘도 넘어간다. ‘통일 대박’ 시대에 진정 ‘대박’ 난 이들은 다름 아닌 ‘반북’ 세력이었던 게다. 그야말로, 헐~ 대박!

[세금만 새는 게 아니다.] 서민들 주머닛돈도 줄줄 새어나가게 생겼다. 중앙정부와 여러 지방자치단체는 2015년 공공요금 인상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수도권 지자체는 서민들의 발인 버스와 지하철의 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내년에 인상이 예정된 것만도 수두룩하다. 담뱃세, 주민세, 자동차세, 재산세 등등. 꼬로록~ 꼬로록~. 허기가 진다. 가뭄에 단비라 해야 하나? 국토교통부는 3억원 이상~6억원 미만의 전·월세 부동산 중개보수(복비) 요율을 기존 0.8% 이하에서 0.4% 이하로 내리는 방안을 마련해 검토 중이다. 전셋값 천정부지 시대에, 복비라도 줄어든다니 쾌재라도 불러야 하나. 아낀 복비로 호로록~ 호로록~? 아, 맞다. 그 돈으로 전세 대출 이자라도 갚아야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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