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당이 너무 많다. 15살, 중학교 2학년 때의 일이다. 교사라기보다는 적장의 목을 베는 무장의 하드웨어를 지닌 담임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를 미워했다. 손바닥으로도 맞았고, 주먹으로도 맞았고, 회초리로도 맞았고, 대걸레로도 맞았고, 구둣발로 밟혀보기도 했다. 하여튼 엄청나게 맞았다. 수업종이 울리고, 다시 종이 울릴 때까지 50분에 걸쳐 맞은 적도 있다. 요즘도 가끔 그의 꿈을 꾼다. 나이가 들어 그를 한번 찾아볼까 생각도 했다. 용서할 생각, 별로 없다. 다만 물어보고 싶다. ㅈㅅㅎ씨. 말해봐요. 도대체 나한테 왜 그랬습니까?
세상에는 악당이 너무 많다. 서울지방보훈청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해 열리는 학생들의 글·그림·사진 공모전에서 뽑힌 수상작 두 편을 다른 작품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고 한다. “꽃향기가 물들던 봄날/ 피 냄새를 풍기는 강한 봄바람/ 묘지 앞에 있던 나무는 흔들리고/ 나뭇잎은 떨어져나간다”는 중학생의 시와 계엄군과 시민군의 충돌을 그린 초등학생의 그림이 문제가 됐다. 올해 5·18 기념식을 앞두곤 을 퇴출시키려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까지 벌어진다. 박근혜 대통령은 올해 3·1절 기념식에서 일본을 겨냥해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사적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렇게 묻고 싶다. 광주와 5·18에 대해선 왜 이러는 겁니까?
마지막으로, 세상에는 악당이 정말 너무나 많다. 충북 제천영육아원(사진)의 아동 학대 사실이 드러났다. 부모 품에서 자랄 수 없는 아이들에게 감금 등 지속적인 학대를 가했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혔다. 아이들이 받은 고통의 크기는 감히 가늠하기 쉽지 않다. ‘타임아웃방’이라는 이름의, 일종의 독방도 운영했단다. 이 육아원을 탈출한 한 원생은 3개월 동안 독방에 갇혀 있었다. 담당 교사로부터 식사를 전달받을 때를 제외하면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고 했다. 눈 밖에 난 원생을 폭행하는 건 다반사였다. 말을 듣지 않으면 강제로 생마늘과 청양고추를 먹였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같은 폭력은 10년 전에도 있었다고 한다. 이 시설에는 최근까지 4~18살의 원생 52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1962년 육아원을 설립한 미국인 선교사 제인 화이트는 최근까지 원장을 지냈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1234명의 원생이 이 시설을 거쳤다. ‘벽안의 어머니’로 유명세를 탄 제인 화이트는 지난 4월에는 설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성대한 행사도 열었다. 송광호 새누리당 의원 등 지역 유지가 대거 모여들었다. 육아원의 2대 원장의 이름은 박민옥이다. 기독교 정신을 훈육 이념으로 삼은 육아원 홈페이지에는 “나라와 민족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여 하나님과 사람 앞에서 은총과 귀중히 여김을 받는 사람이 되도록 키우고 싶다”는 양육 목표가 명시돼 있다. 자칫하다간 아이들을 십자가에 못박을 기세다. 이들에겐 묻고 싶은 말도 없다. 그냥 파묻어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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