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노스트라무현
의 하이라이트는 누가 뭐래도 ‘적벽대전’이다. 하지만 이 ‘긴 이야기’의 대미는 ‘죽은 제갈량이 산 중달을 쫓는’ 장면이 장식한다. 처세서와 무협지를 교묘하게 섞어놓은 책이지만 끝 부분은 ‘신화’에 가깝다. ‘갈량이 횽아 포스’ 때문에 자율학습 시간 동안 은 단 한 페이지도 보지 못했던 사람은 안다. 제갈량의 그 살 떨리는 영험성을.
현재 한국 사회, 특히 인터넷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죽은 노무현이 산 이명박을 쫓는’ 장면이 연출되는 것이다. 서거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각종 사용자제작콘텐츠(UCC)가 넘쳤지만, 최근 트위터에서 집중적으로 ‘리트윗’되는 6분37초짜리 짤막한 영상은 그야말로 ‘포스’가 느껴진다. 임기 막바지였던 2007년 6월2일 ‘참평포럼 특강’을 담은 영상은 조회 수가 14만 회를 넘어섰다.
영상엔 당시 대선을 앞둔 이명박 후보와 한나라당의 대선 공약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로 담겨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입에 담기도 불순하지만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으면 어떤 일이 생길까”란 말로 강의를 시작한다. 이어 참여정부의 사업과 비교하며 ‘대운하’와 같은 국책 토목사업의 부당성을 조목조목 꼬집는다.
“대운하는 단기간에 자금 회수 안 되고, 민자 유치한다지만 참여할 기업이 있을 리 없으니 하나 마나 한 싸움을 하고 있다. 이 말 듣고 열받아서 재정으로 투자하면 그땐 큰일 난다”라는 그의 일갈에 누리꾼은 ‘예언자’의 칭호를 선사했다. 이 영상의 부제가 바로 ‘노스트라무현’이다. 영상은 다음의 발언으로 끝을 맺는다. “기대할 데에 기대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정국 기자 한겨레 디지털미디어센터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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