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주인이 뉘시길래 이리도 요란할꼬. 한겨레 신소영 기자
. 부글공화국의 성공 처세서로 널리 회자된다. 필명만 전해지는 이만땅내땅씨가 저술한 것으로 부동산 공화국의 뒤틀린 욕망을 정확히 꿰뚫으며 수십 년 밀리언셀러가 되어왔다.
하지만 부글공화국일지언정 일국의 대통령이 그럴 수는 없는 법. 이땅대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땅에 대한 철학을 묻자, 주저 없이 ‘도곡동토’(道谷洞土) 편을 인용하시었다. “네 땅은 네 땅일지 모르나, 내 땅인 것 같다 하는 그 땅은 내 땅이 아니다.”
가 미래 현실을 예언해낸 경우는 도곡동토 편이 유일하다. 실제 이 대통령은 당시 도곡동토 실소유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검찰도 누구 땅인지 모르겠다며 후보를 보호함으로, 그는 땅에 미친 나라에서 땅을 싫어하며 땅땅거리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셨다. 그러니 최근 ‘안원구 게이트’에 땅황(당황의 최상급)도 할 만하다. “네 땅은 네 땅일지 모르나, 내 땅인 것 같다 하는 그 땅은 내 땅이 아니다”라고 했던 그 땅이 이 대통령의 땅일 가능성이 다시 제기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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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6일, 안원구 국세청 국장을 면회하고 온 이춘석 민주당 의원은 “안 국장이 (포스코건설) 세무조사를 하다 도곡동 땅이 대통령 소유라는 사실이 적시된 문서가 복잡한 전표 형식 서류들 속에서 발견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대구지방국세청장이던 안 국장은 “보안을 유지하라”고 직원들에게 말했으나, 세무조사가 끝난 뒤 한 달 만에 서울지방국세청 세원관리국장으로 좌천되었다.
문제는 국민 대다수는 ‘실소유’로 보았으나 어쨌거나 검찰 수사를 통해 아닌 걸로 갈무리된 도곡동토 실소유 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데 있다. 대통령 입장에선 억울할 수밖에 없다. 쏜 데 또 쏘는 격이라니. 땅, 땅! 민주당도 다시 활시위를 당겨 정권을 땅땅 겨누는 형국이다.
아, 그런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은 누구 땅일까? 땅을 싫어하는 대통령의 화풀이는 아닐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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