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공화국 이명예 대통령은 최근 급증하는 명예불량자들의 명예회복을 돕기 위해 ‘멍에를 명예로’ 위원회(이하 멍명위)를 이달 신설했다. 멍명위는 첫 사업으로 이번주 명예회복 베스트를 뽑아 발표했다. 어릴 적부터 명예하기로 유명했던 이명예 대통령은 특히 명예에 살고 명예에 죽는다는 가치를 일생의 멍에로 삼아, 특별히 4대강의 명예에 관심을 가져왔고 국민의 명예회복에 정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조선일보> 2009수능 학교별 성적
베스트 1. 조선일보
전국 고등학교의 지난해 수능 성적을 만방에 공개했다. 윤전기만큼이나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1등 신문 는 1위부터 100위까지 순위를 매겨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명도 길게 화제를 이어갔다. ‘30위 중 26개교가 특목고’ ‘강남 8학군 고교, 평균점수로 따지니 100위권에 한 곳도 없어’ ‘평준화 안 된 평준화 고교’ ‘쉬쉬 35년… 가짜 평준화에 속았다’ ‘공립고 압도한 사립의 힘, 교사 파워가 갈랐다’ ‘학교별 성적 숨겨왔으니… 뒤처진 학교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등 명예로운 제목들로 성적이 명예가 되고 멍에가 된 학교들의 본받을 만하거나 안타까운 실태를 일별해 전 사회의 관심을 환장, 아니 환기시켰다.
10월16일 만평은 화룡점정이다. 고교별 수능 성적 공개 내역을 보며 “더 열심히 가르쳐서 학교 명예를 꼭!”이라고 말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과 “왜 학교 줄 세워서 ×망신 주냐?!”라고 따지는 ‘극소수 전교조 선생님’을 명암지게 대비시켜, 명예의 소중함과 명예 회복의 희망을 내보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가 가능했다.
다만 “(100위권 밖의) 나머지 학교에 대해서는 ‘학교 서열화’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공개 여부를 점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란 설명은 아쉽다. “일견 명예를 지켜준 듯 보였으나 ‘나머지 학교’로 싸잡아 명예를 짓밟았다”는 멍명위 위원의 지적도 있음을 밝힌다.
자신을 ‘듣보잡’이라고 명칭한 진중권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며 자신의 명예를 명예롭게 지키려는 노력이 명료했다. 최근 검찰총장 후보가 낙마하고, 조두순 사건 법 적용도 잘못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명예가 구겨진 검찰도 진씨를 불구속 기소하며 명예회복의 단초를 마련했다.
진씨는 수상자 변씨가 명예를 으뜸삼는 1등 신문 에 기고하는 것과 관련해 진보신당 인터넷 당원게시판에 ‘가엾은 조선일보’라는 글을 올려 수상자를 듣보잡으로 칭했다. ‘듣보잡’은 명예사회에선 도저히 명예로이 거명될 수 없는 명사임에도 명예불량자를 무분별하게 쏟아내는 구실을 해왔으나, 수상자는 이에 처음으로 분연히 맞서 명예를 지키고자 했다. “현행법상 특정인에게 ‘듣보잡’이란 표현을 반복하면 모욕죄”라며 “‘듣보잡’보다는 ‘변듣보’라는 표현을 반복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수상자의 말도 명예를 존엄하게 여기는 수상자의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고 평가된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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