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의 질문 내용으로 보아 아직 그 나라의 시민권 소유자는 아닌 듯하군요.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발행한 여권을 갖고 계시겠네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국외 동포들 여행 일정까지 일일이 챙길 정도로 한국 정부가 한가하지는 않습니다. 임이 다른 나라 시민권을 갖고 있을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국가 사이에 “야, 너네 나라 국민 아무개가 조금 전에 제3의 국가로 떴어”라는 쓸 데없는 정보를 주고받지는 않습니다.
임이 국내법을 어긴 중요 범죄자이거나 한국에서 테러를 일으키려 한다고 국내 정보기관이 의심하는 인물이라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이때는 국제 사법 공조 시스템을 거치거나 국가정보원의 국외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경로가 추적되겠지요.
대신 정부는 국민이 인천과 제주 등 국제공항을 통해 국외로 나가거나 들어온 기록은 갖고 있습니다. 혹시 출입국신고서를 기억하십니까? 2006년 7월31일 이전에는 입출국 때마다 출발지와 도착지 등을 적은 신고서를 써서 공항이나 항구의 출입국심사대에 제출해야 했지요.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 정보분석팀에 물어보니 그때까지는 신고서의 내용을 전산으로 입력했기 때문에 모든 기록이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남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본인이 적어낸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 출국 때의 목적지와 입국 때의 출발지가 정확한지 여부는 법무부도 장담할 수 없다고 하네요. 그리고 출입국신고서 작성을 하지 않게 된 뒤로는 개별 국민이 언제 출국하고 다시 입국했는지는 기록이 남아 있지만 어디로 출발했는지, 어디에서 들어오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런 기록은 ‘출입국사실확인서’를 뗄 때 활용한다고 합니다. 언제 출국했다 다시 들어왔는지를 확인해주는 이 문서를 떼려면 출입국관리사무소나 동사무소에 신분증을 들고 가서 신청하면 된답니다.
혹시 최근 나온 전자여권 칩에는 방문 도시가 입력돼 추후 정보유출의 우려는 없을까요? 외교통상부 전자여권팀에 물어봤습니다. 여권 발행 뒤에는 그 칩에 더 이상의 정보를 추가할 수 없다고 합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독자 여러분의 질문을 받습니다. 손가락질당할까 묻기 두려웠던 4차원 질문,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던 이 세상 최초의 질문, 부지런히 발로 뛰어야 답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anyone@hani.co.kr보내주십시오. 당신의 ‘거대한 의문부호’에 느낌표를 준비하겠습니다.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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