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정치는 왕왕 더러운 것, 피해야 할 것으로 취급된다. 그러나 현대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정치참여와 선택은 자신과 타인의 삶, 그리고 공동체의 운영원리를 바꾸는 원동력이다.
현재 대학교수의 정치활동은 허용되지만, 초·중·고교 교사의 정치활동은 금지돼 있다. 교사의 정치적 입장이 청소년 교육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게 입법 취지일 것이다. 그러나 입시지옥 해결, 학교에서 청소년의 인권 개선 등을 위해 정치적 해결책을 모색하려면, 합리적 범위 내에서 교사의 정치참여는 허용되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시민사회단체의 대운하 건설 반대 집회와 거리 서명운동을 선거법 위반이라고 결정했는데 이때 선관위의 중립성은 크게 흔들렸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기간 외의 인터넷 선거운동을 허용하지 않고, 언론기관의 입후보 예정자 초청 대담이나 토론회 시기를 제한하고,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원의 수를 제한하고, 문자 메시지 전송을 금지하는 등 선거운동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 돈은 묶고 입은 풀어야 하는데, 입마저 봉해버리는 선거법은 개정돼야 한다.
1998년 유엔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정당의 여성 대표자 비율을 최소한 30%까지 높이라는 권고를 했지만, 정치권은 외면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제47조는 “비례대표 후보자 중 50%를 여성에게 할당하되, 후보자 명부의 매 홀수 순위에는 여성을 추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했지만,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와 창조한국당은 이를 지키지 않았고, 그럼에도 어떠한 제재도 없었다.
정치, 그것은 현대 민주주의 사회 운영의 핵심 장치다. 따라서 참정권의 범위를 넓히고 활성화하는 것은 무조건 옹호돼야 한다.
조국 한겨레21인권위원·서울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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