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의 2008년판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는 애국가 아니 애군가 노래로 시작한다. 1장1절 노래 제목은 “아~ 옛날이여!”, 그리워라 영험한 지도자 전두환 장군, 쌍팔년도 노래가 기세등등 교과서 첫 장을 열어젖힌다. 이어서 우렁찬 우향우 행진곡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날을~ 조국의 영웅들이 탱크 몰고 오던 날을~”. 그리워라, 하나회! 오매불망 쿠데타! 국방부는 그렇게 잃어버린 10년, 아니 잃어버린 15년을 호시탐탐 되찾고 싶었다. 그리하여 세상이 바뀌자 재빨리 내놓은 고교 역사 교과서 개정 요구 25개 항목. 펜은 총보다 강하단 신념으로 국방부가 조목조목 아로새긴 주옥같은 문장들을 옮겨보자. ‘이승만 정권의 독재화’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확립시킨 이승만 대통령’으로, ‘헌법 위에 존재하는 대통령’을 ‘민족의 근대화에 기여한 박정희 대통령’으로! 내친김에 “전두환 정부…(의) 권력을 동원한 강압정치”는 “친북적 좌파의 활동을 차단하는 여러 조치”로! 민간인 언어로 번역하면 “장군님, 그리워도 그립다고 말 못하고 어언 십오 년을 보냈어요” “이제는 십오야 동동 백주 대낮에 마음껏 용비어천가를 부르리오!” 남조선 교과서를 북조선 교과서 수준의 용비어천가로 만드는 그날까지, 불온도서 목록 작성에 이은 교과서 개정운동으로 우리 국방부의 왕성한 저술활동은 쭈욱 이어진다. 국방부 쌈싸드삼! -신윤동욱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 한겨레 강재훈 기자
이명박계 의원들의 거센 퇴진 요구로 벼랑 끝에 내몰렸던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기사회생했다. 동아줄은 청와대에서 내려왔다. “당 대표가 원내대표를 뒷받침하고 있는 게 최고의 지원 아니냐”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이었다. 이 대통령이 ‘내 새끼들’ 대신, 홍 원내대표의 유임을 원했던 박희태 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역시, 이 대통령은 놀라운 기술을 가졌나 보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문제로 홍 원내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건 지나치다”는 당내 비판에도 아랑곳 않고 ‘소신 발언’을 쏟아냈던 이명박계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슬쩍 내던진 한마디에 꾸욱, 입을 다물었다. 임기가 아직 여덟 달이나 남은 홍 원내대표가 171개의 입들 속에서 무탈하려면, 아무래도 이 대통령한테 그 ‘작업의 기술’을 전수받아야 할 것 같다. ‘보스’의 뜻에 따라 엎고 뒤집는 의원들 틈에서 넘어지지 않는 또 다른 기술도 연마하면서. -조혜정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9월19일 “정부가 대우조선해양 매각 과정에서 외국 자본을 유치한다면 전면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외환 수급 상황 개선을 위해 대우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기업 지분 매각에서 적정 수준 외자를 유치하는 길을 모색하겠다”는 전광우 금융감독위원장의 9월8일 기자간담회 발언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전 금융위원장의 말 한마디 때문에 포스코, 한화 등 인수 후보들은 갑작스레 컨소시엄을 이룰 외국 파트너를 찾느라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전해진다. 이번 사건을 지켜보는 국민들은 10년을 주기로 같은 소절을 반복하는 도돌이표를 떠올리게 되지 않을까. ‘외환 유동성 위기 → 알짜기업 바겐세일 → 정확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외국 자본의 수익 잔치’라는 익숙한 악순환의 고리를. -임주환
아~! 먹을거리로 장난하시면 아니된다. 애들 먹을거리로 장난하시면 특히 아니된다. 아주 어린 애들, 그러니까 갓난아기들이 먹는 걸로 장난하시면 더구나 아니되는데…. 그런 분들 있으셨다.
숭악하다, 애들 먹을거리 장난질. AP PHOTO/ YNA
중국 대륙, 지금 그분들이 뒤흔들고 계시다. 공업용 멜라민을 신생아용 분유에 넣는 ‘창의력’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신 분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9월19일 현재 공안에 붙잡히신 분들만 모두 18명. 그새 3명의 아기가 짧디짧은 생을 마감했고, 중국 전역에서 줄잡아 1천여 명의 아기들이 병원 신세를 지고 있다. 파문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에선 중국 대륙에서 들여온 유제품 가운데 일부가 멜라민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져 대규모 리콜 사태가 벌어졌다. 분유뿐 아니라 우유,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등 모든 유제품에 ‘적색경보’가 발동됐다. 애초 ‘싼루그룹’ 한 군데만 적발됐지만, 사건이 벌어진 뒤 모두 22군데 업체에서 멜라민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가운데 2곳은 방글라데시·예멘·가봉·브루나이·버마 등지로 해당 유제품을 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 이러면 정말 아니되시는데! -정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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