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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스타] 허경영 선두?

등록 2007-12-21 00:00 수정 2020-05-03 04:25

▣ 김노경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sano2@news.hani.co.kr

‘결혼자금 5천만원, 출산장려수당 3천만원, 신용불량자에게 무이자 융자, 노인에게 매월 70만원 건국수당, 대학까지 등록금 전액 국가 부담, 휴대전화 요금 5만원 보조, 중소기업 취업자에게 매월 100만원 생필품 쿠폰 지원, 가정생활 용품 압류 금지,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및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환, 지자체 단체장 선거 폐지, 이혼·전과 기록 삭제, 어음부도 완전 방지, 단체행동권 대신 경영참여권 부여, 유엔본부 판문점 이전…’. 이 모든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취임 뒤 국민투표 실시!

17대 대선에 나선 경제공화당 허경영 후보의 공약이다. 장밋빛 공약에 사이버 공간이 ‘와글와글’이다.

“내년에 결혼해서 애까지 낳으면 1억3천만원 받을 수 있나요?” “3년 전에 신용불량자가 된 저희 형도 구제되나요?” “예산 확보는 가능한 공약인가요?” 농담 반 진담 반의 질문이 잇따른다. ‘황당한 공약’이라는 평가 속에도 일부 누리꾼은 지지를 보낸다. “재벌들 비자금 없애고 세금만 제대로 환수하면 가능하다” “거짓말쟁이 후보 공약보다 훨씬 논리적이다” “국회의원 축소 공약 때문에 찍고 싶다”는 반응에서 서민들의 바람이 엿보인다. 물론 “종교계로 안 간 게 다행이다” “에 내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응도 적지 않다.

허 후보는 스스로 ‘인터넷 지지율 1위’라고 말하는데, 실제로 허 후보의 미니홈피에는 날마다 수천 명의 누리꾼이 다녀가고 있다. 방명록의 흔적도 500개가 넘는다. 공약의 실현 가능성, 아이큐 430의 진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양아들 여부, 부시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 여부를 두고 질문과 답변이 꼬리를 문다.

출마 후보 못지않은 열정으로 대선에서 눈길을 모으는 블로거도 있다. 필명 ‘아스리마’(xarsrima.tistory.com)는 11월12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정치인 미니홈피 랭킹’을 집계해 공개하고 있다. 집계 방법은 하루 방문자 수를 일일이 ‘수동’으로 세는 방식이다. 이 순위에 따르면 허 후보는 12월 첫쨋주에 이명박·이회창 후보를 제치고 1위를 달리기도 했다.

왜 누리꾼은 허경영에게 열광하고 있나? “재미없는 대선판에 그나마 웃음을 주는 유일한 후보이다. 서민들의 등골을 빨아먹는 ‘그들’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어 흐뭇하다. 비록 그를 찍지 않더라도 그의 포스터 앞에서 한번 씨익~ 웃어 보이겠다”고 글을 올린 누리꾼에게서 대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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