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현 자유기고가 groove5@naver.com
화타[hwata] 고유명사. 華陀.

중국 후한 말기의 전설적 명의. 내과·부인과·소아과·침구 등 의료 전반에 능통했으며, 특히 외과에 뛰어났다. 위나라 조조의 병을 간호하다가 조조의 노여움을 사게 되어 옥에 갇혀 죽었다. 여러 권의 책을 썼다고 하나 남겨진 게 없다. 2003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무면허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한약재를 처방한 혐의로 기소된 장병두 할아버지가 많은 난치병 환자를 치료한 것으로 소문나면서 ‘현대판 화타’라 불리고 있다. 그러나 현 의료법이 배척하는 한 ‘화타’는 ‘무면허 의사’를 의미할 뿐이다. 의술은 집대성돼 표준화된 뒤 검증을 거쳐 공식 허가를 받아야 비로소 진짜 의술이 된다.
카이로프랙틱(chiropractic) 의사도 한국의 ‘화타’다. 약과 수술을 배제한 이 척추 지압요법은 1895년 미국의 데이비드 팔머가 학문적 기틀을 마련한 뒤 전세계로 퍼지면서 미국, 캐나다, 영국 등지에 대학 과정이 개설되고 2005년에는 세계보건기구도 관련 지침을 발효할 만큼 보편성을 얻었지만, 보수적인 국내 의료법에선 여전히 ‘무면허’로 남아 있다. 카이로프랙틱 의사나 장 할아버지와 같은 보완대체의학 시술자는 약 3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미국은 연방정부 산하 국립보건원(NIH) 내에 국립보완대체의학연구소(NCCAM)를 설립해 보완대체의학의 안정성과 유효성 등에 대한 전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히포크라테스의 제자들은 화타를 따르는 중이다. “병이 되기 전에 치료하는 자가 최고의 의사”라는 그의 지침을 좇아 의료법 개정이 화가 되기 전에 미리 단속한다. 올해 초 보건복지부가 유사 의료행위 근거 규정 등을 포함한 의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자, 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유사 의료행위를 합법화하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반발하면서 무산시켰다. 최근 대한의사협회의 불법 처방전이 새나가면서 이 단체의 정·관계 로비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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