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각종 세금을 납부할 때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① “기꺼이 낸다” ② “어쩔 수 없이 낸다” ③ “빼앗기는 기분이다”
조세연구원이 지난 2월 전국의 30대 이상 납세자 1083명에게 전화를 걸어 이런 질문을 던졌다. 3월2일 ‘납세자의 날’ 기념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꺼이 낸다”는 응답은 32.0%였다. 53.6%는 “어쩔 수 없이 낸다”고 답했고, “빼앗기는 기분이다”는 대답은 14.4%였다.
세금 내기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아니, 약간은 있을지도 모르겠다) 당연한 결과로 봐야 할까? 조세연구원은 지난 2001년에도 같은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조사에서 기꺼이 내는 납세자의 비율은 34.9%, 어쩔 수 없이 내는 납세자는 44.8%, 빼앗기는 기분으로 내는 납세자 비율은 20.3%였다. 빼앗기는 기분으로 낸다는 납세자가 올 들어 2001년에 견줘 5.9%포인트 줄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기꺼이 낸다는 납세자 또한 2.9%포인트 감소했다. 더욱이 어쩔 수 없이 낸다는 납세자가 8.8%포인트 늘었다. 흔쾌히 세금을 내려는 ‘납세 순응도’가 6년 전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조세연구원은 세금 납부를 꺼리는 납세자 계층에게 그 이유를 따로 물어보았다. 결과는? “세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낭비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10명 중 8명꼴로 절대 동의 또는 동의했다. “불성실 납세자 탓에 성실 납세자가 과도한 세 부담을 지기 때문”이란 주장에 대해서도 7.2명이 동의했다. “고액 납부자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란 주장에는 10명 중 4.9명만이 동의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무엇보다 정부가 세금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성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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