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우리나라에서 근대적인 의미의 기상 관측이 처음 시작된 것은 1904년이었다고 기상청은 전한다. 당시 관측 지점은 부산, 목포, 인천 등 3곳이었다. 기상 업무를 관장하는 정부 기관이 설립된 것은 1948년이었다. 명칭은 ‘국립중앙관상대’였으며, 재미있게도 문교부 소속이었다고 한다. 국립중앙관상대는 ‘중앙기상대’로 이름을 바꿨다가 1990년 12월 지금의 ‘기상청’으로 새롭게 탈바꿈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데, 예전과 요즘의 전국 날씨를 구체적인 수치로 비교해볼 수 있는 한계 시점은 1971년이다. 기상청에 물어봤더니 전국의 평균기온 자료는 이때 것부터 축적하고 있단다. 전국 평균기온은 모두 71개에 이르는 전국 관측소 가운데 너무 튀는 곳을 뺀 60개 지점을 대상으로 삼는다고 한다.
기상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1.7℃였다. 평년보다 1.5℃ 높고, 1978년(2.3℃)과 1991년(2.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겨울답지 않다는 게 수치로 뒷받침된다. 서울의 평균기온 역시 0.9℃로 1978년(1.3℃)과 1991년(2.1℃)에 이어 세 번째로 따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경우 1월에 하루 최저 기온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한 번도 없었다는 점도 이상 기온의 징후로 꼽힌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의 전국 평균강수량은 37mm로 평년의 58.5%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말이 가난한 이웃에겐 잔인하다고 누가 그랬지만, 포근한 겨울 날씨에는 ‘잔인’보다 더한 ‘재앙’이 숨어 있는지도 모른다. 유엔 산하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2월2일 내놓은 기후평가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다양한 환경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변덕스런 날씨를 잘못 예측했다가 항의 전화로 홍역을 치르는 기상청의 고생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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