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전쟁 대신 사랑을!”
베트남전 반대운동을 펼치던 미국 히피들의 구호를 연상시키는 운동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시작으로 전세계로 펼쳐져나가고 있다. “안아주세요” 운동이다. 후안 만이라는 이름의 오스트레일리아 청년은 약 2년 반 전부터 시드니의 한 거리에서 ‘무료로 안아드려요’(free hugs)란 피켓을 들고 지나가는 사람들과 포옹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혀를 차며 비웃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의 진심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곧 그를 향해 팔을 벌렸다. 밴드를 하는 후안의 친구인 사이먼 무어가 자신의 음악과 함께 이 3분39초짜리 ‘포옹’ 동영상을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www.youtube.com)에 올리자, 삽시간에 세계적 화젯거리로 떠올랐다. 유튜브에서만 수백만 페이지뷰를 기록했고, 9천 개 이상의 댓글이 붙었다.
동영상 안에서 사람들은 남녀노소 누구와도 가리지 않고 사랑스럽게 끌어안는다. ‘할까 말까’ 머뭇거리다가도, 일단 포옹을 한 뒤에는 하나같이 밝고 행복한 표정으로 돌아선다. 후안이 “사람들이 웃고 행복해하는 것을 보고 싶었다”고 말한 것처럼 팔에 힘을 꽉 주고 껴안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이 영상을 본 사람들 모두의 마음이 따뜻해진다.
한때 시드니 경찰이 후안의 행동을 금지시켰을 때는, 시민들 1만 명이 서명으로 탄원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에 감동을 받은 전세계의 누리꾼들도 ‘사랑의 실천’에 나섰다. 캐나다 토론토의 한 여성은 자신이 직접 ‘free hugs’ 피켓을 들고 토론토 거리에서 사람들과 포옹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50센트짜리 카드보드 종이 한 장으로 인종, 나이, 모든 장벽을 넘어서 눈을 마주치고 웃을 수 있었다”며 “다른 사람을 안아주세요. 교감할 수 있어요”라고 감동을 전했다.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에서 역시 같은 피켓을 들고 포옹한 동영상이 올라와 있고, 포르투갈에서 ‘ABRACOS GRATIS’라는 피켓을 들고 포옹하는 감동적인 동영상도 있다. 한 누리꾼은 이 동영상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자신의 표정을 찍어 유튜브에 올리고는 “아직도 세상에 사랑이 존재한다는 것을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누군가를 내 체온으로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광화문 네거리에서 길가는 사람들을 안아주기 힘들다면, 가족·친구 등 주변 사람들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이리 오세요~ 제가 꼬~옥 안아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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