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호르몬[hormon] 명사. 외래어. hormone.
내분비물(국립국어연구원). 특정한 내분비선에서 생성·저장되어 있다가, 관류하는 혈액 중으로 분비된 다음 혈액에 실려 멀리 떨어져 있는 표적세포에 이르러 그곳에서 특정한 기능을 발휘하는 물질().
다시 반복하자면 호르몬은 ‘내분비물’이다. 그렇다면 ‘환경호르몬’은 명백히 잘못된 말이다. 환경호르몬이란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을 일컫는데, ‘외부 환경’에서 유래해 신체의 내분비계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외래 환경에서 유래한 내분비물이라니 표리요, 따라서 부동이다. 정부는 ‘내분비 장애 물질’이라는 단어를 권장한다.
언론에서 ‘환경호르몬’이라는 단어를 더 선호하는 이유는 자극적이어서다. 거기에는 역사도 있다. 일본
최근 SBS에서는 ‘환경호르몬의 습격’ 2부작으로 1부 생리통, 2부 남녀 구분이 모호한 아이들을 다루었다. 1부에서 생리통이 아주 심한 여성들은 환경호르몬 회피 실험을 한 뒤 거짓말처럼 나았다. 실험에서는 환경호르몬의 발생지가 된다는 플라스틱 그릇 사용을 중단했지만, 동시에 채식 식단, 운동, 정수기 물 여러 번 마시기, 유기농 제품 사용도 병행했다. 꼭 집어서 플라스틱 통이 원인이라고 말할 수 없는 것. 대표적 환경호르몬으로 제시돼 수치 변화를 추적한 프탈레이트가 환경호르몬이 아니라는 반론도 만만찮다. (현재 방송되지는 않았으나) 2부의 남녀 성구별이 없는 아이들, 성적으로 조숙한 1세 영아 또한 ‘신기함과 공포’를 목적으로 한 ‘자극’일 것 같다. 그 아이들은 영화 속 괴물 같은 존재란 말인가. 지금까지로 보건대 여론이 ‘환경호르몬 괴물’을 만들고 있는 듯하다. (이 글이 지구별에서 실험동물로 사는 현대인에게 조금의 위로가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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