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철 기자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홈쇼핑 방송 중에 여자모델의 옷이 잠깐 벗겨졌다. 단 몇 초 동안 가슴 부분이 살짝 스치듯 지나갔다. 이 방송 캡처 화면은 삽시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대체 어디서 구한 걸까, 공중파 방송도 아닌데. ‘눈 감으면 캡처해가는’ 겁나는 세상이다.
불철주야 국민을 즐겁게 하고자 물벼락 뒤집어쓰고, 쟁반 맞고, 방망이 맞는 우리 연예인·모델 언니오빠들에게 ‘특급 비법’을 공개한다. 코 파다 들킨 황망함으로 모니터 잡고 얼굴 붉히기 전에, 스타들이여 ‘굴욕을 피하는 방법’ 알아두시라.
1. 겨드랑이를 사수하라
영화배우 김아무개(여)씨는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집회에 나갔다가, 겨드랑이에 땀이 찬 모습이 카메라에 찍혀 단박에 ‘굴욕 시리즈’에 이름을 올렸다.

땀도 부위가 중요하다. 가슴에 땀이 차면 ‘섹시 사진’이지만, 겨드랑이 땀은 ‘엽기·굴욕’ 게시판으로 보내진다. 당신이 프로답게 얼마나 열심히 일했는지, 어떤 훌륭한 활동에 참여했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겨드랑이에 땀 차게 하지 마라. 혹시나 터럭이라도 힐끗 보이는 날엔 3년간 ‘굴욕 게시판’을 못 벗어난다.
2. 성형은 자연스럽게 고백하라
‘살만 뺀 거예요’ 부인하는 그 순간! ‘어쭈구리’ 정신의 신출귀몰한 누리꾼은 본인도 다녔는지 가물가물한 유치원 졸업사진까지 찾아내 최첨단 그래픽 기술로 얼굴 형태를 가늠해낸다. 물론 말하지 않는 것은 당신 자유다. 숨기고 싶은 마음도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은 ‘잘난’ 혹은 ‘변신에 성공한’ 당신을 절대 참아내지 못한다. 분하다고 열받지 말고, ‘성형 맞아요’라고 웃으며 천연덕스럽게 얘기하자. 누리꾼은 ‘언니~ 솔직한 모습 너무 좋아요’ 환호하고, 언론은 ‘○○○ 당당한 고백’이라 추임새를 넣는다. 당신은 단숨에 ‘호감 가는 연예인’으로 날아오를 것이다.
3. 항상 자리에 신경써라
‘이기적 인간들’- 얼굴 작고, 키 크고, 몸매 좋은- 을 멀리하라. 멋모르고 옆에 있다가는 무서운 캡처에 당한다. ‘난 가수니까 열심히 노래만~’ ‘난 키가 작아도 연기가 되니깐~’ 등은 너무나 순진한 생각이다. 노래 잘하는 가수보단, 말 잘하는 가수가 살아남기가 더 쉽지 않던가. 현실을 직시하고 잽싸게 당신 자리를 찾으라.
4. 결정적 방법
제일 좋은 방법은 굴욕 시리즈에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잘나기만 한 당신에게 모자란 면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은 대중에게도 또한 당신에게도 좋은 일이다. 악플을 다는 찌질이들에게는 한 번 비웃어주면 그만이다. 세상에는 진짜 굴욕을 당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아주 잘~살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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