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박치기[baktski] 명사.
이마로 무엇을 세게 받아 치는 짓. 머리통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 ‘박’에 물건에 세게 부딪치게 하다는 뜻의 ‘치다’를 붙여서 만들어졌다. 뜻이 확장되어 물체의 앞부분이 다른 것과 부딪치는 경우도 박치기다. 교통사고는 ‘차를 박치기했다’로 고쳐쓸 수 있다. 모양이 비슷한 ‘퍽치기’는 술 취한 사람을 ‘퍽’ 쳐서 돈을 빼앗는 행위를 말한다. 박치기는 퍽치기에도 통한다. 만화에서 박치기를 하면 머리 위에 새가 날거나 별이 번쩍인다. 진짜로 부딪쳐본 사람은 그런 만화적 상상력이 사실임을 몸소 체험할 수 있다. 박치기의 효용성은 의외의 곳에서 입증되기도 했다. 후니훈은 ‘북치기 박치기’만으로 비트박스를 마스터할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광고를 통해 알려줬다.
라는 일본 영화는 조총련계 학생들을 ‘무자헤딘’처럼 그린 영화다. 배경은 전세계가 혁명에 휩쓸렸던 1968년. 그리워라 고향 산천, 흘러가라 임진강, 한국인 2세들은 부모님이 두고 온 땅을 그리워한다. 일본 땅에서 당하는 설움이 커서다. 감정상으로는 무자헤딘이지만 이들은 총이나 칼로 무장하지 않았다. 조총련 학생들이 그들을 적대시하는 일본인에게 대적하는 방법이 ‘박치기’다. 원초적 육성이 느껴지는(어색한 한국 말은 이런 정서를 부추긴다) 이 영화에서 전심전력으로 부딪치는 방법이 박치기라는 건 상징적이다. 고개를 숙이고 앞이 안 보이는 채로 이판사판으로 돌진한다. 영화 메인 카피는 ‘말이 통하지 않을 땐 박치기’였다.
지단의 박치기도 말이 통하지 않아서 벌어졌다. 박치기 결과 이뤄진 지단의 퇴장은 월드컵 결승전에서 프랑스가 패하는 주원인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둘의 말은 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테라치는 “내 옷이 그렇게 갖고 싶냐. 경기 끝나면 주마”라고 빈정대는 말을 듣고는 “네 유니폼을 입느니 차라리 네 아내의 옷을 입겠다”고 말했다 하고, 지단은 어머니와 여동생에 관한 모욕적인 말이었다고 했다. 역시 말이 안 통하니 박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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