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한국에서 통용되는 화폐 단위의 하나. 그 외 지폐로는 1천원, 1만원, 동전으로는 10원, 50원, 100원, 500원이 통용된다. 한국은행은 2005년 4월 위폐 방지를 위해 새로운 은행권을 발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5천원권을 먼저 발행한 것은 위폐가 많고, 총 통화량도 적어서다. 드디어 2006년 1월2일 새 은행권이 발매됐다. 발매되자마자 설날이 있었으니 5천원권으로만 달라는 시민이 넘쳐났다. 새 은행권에는 위폐 방지를 위한 세 가지를 장착했다. 홀로그램, 광가변 잉크, 요판 인쇄. 그 외에도 미세한 문자를 새겨넣었다. 한국은행은 ‘만져보고 기울여보고 비추어봅시다’라고 홍보했다. 그런데 정작 뚫어지게 지폐를 살피던 사람들이 “이상하다”는 제보를 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The Bank of Korea’ 대신 왜 ‘Bank of Korea’를 썼냐, 홀로그램이 없는 5천원권이 있더라, 반쪽짜리 홀로그램도 있더라, 내 것은 아래쪽 인쇄가 이상하더라, 물에 젖으면 번지고 다리미로 다리면 홀로그램이 떨어진다고 하더라…. 결국 조폐공사는 리콜 지침을 내렸다.
화폐는 그 가치를 상징할 뿐이지만 그걸 뚫어지게 보다 보면 그 가치는 ‘제조원가’이거나 ‘희소가치를 지닌 경매품’이 된다. 결국 5천원권 불량으로 수집가만 신났다. 누가 리콜을 하나, 보관만 하면 돈이 오를 텐데. 한국은행은 그전에 이미 수집욕을 자극하는 일을 하기도 했다. 5천원권 중 일련번호가 가장 빠른 1~100번은 화폐금융박물관에 전시하고, 이후의 101~1만 번은 인터넷 경매를 실시했다. ‘777’이 들어가는 오천원권도 경매에 부쳤다. 액면가 5천원이 몇 백만원을 호가했다. 실로 돈 놓고 돈 먹기다. “뻥튀기도 액면이 받쳐줘야 한다”던 소신 있는 도박사도 울고 갈 일이다. 액면 안 받쳐줘도 뻥튀기가 횡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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