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조류, 파충류, 어류, 곤충 따위의 암컷이 낳는, 둥근 모양의 물질.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새끼나 애벌레가 나온다. 막이나 껍데기에 싸여 있다. 크기는 기생충 알부터 공룡 알, 김알지 같은 인간의 아기도 태어날 만한 크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작고 동그란 것을 칭할 때도 ‘알’이다. 다리에 알 뱄다, 동지팥죽 새알. 겉의 것을 다 벗고 나면 ‘알’을 얻는다. 알몸, 알토란. 벗겨놓고 보니 진정하기도 하다. 알거지, 알부자.
밤을 까거나 계란 껍질을 벗기는 것을 ‘알 까기’라고 한다. ‘알까기’라는 게임이 코미디 프로그램이 창조하기도 했다. 바둑판 앞에 정좌한 뒤 신중하게 검은 알과 흰 알을 대국자가 나눠 가진다. 알을 쏠 때는 당구처럼 고도의 힘 조절이 필요하다.
정력 강화용으로 몸의 정가운데 부분에 유리, 쇠 등의 이물질을 박는 시술을 ‘알박기’라고 한다. 비슷하게 넓은 땅에 한 조각 싸라기로 버티는 것도 ‘알박기’다. 0.2평 땅으로 8억500만원을 번 고수도 있었다. 시공사는 건물이 올라갈 땅을 확보해야 허가를 받는데 일단 그렇게 사들인 뒤 ‘부당이득 취득죄’로 고소하는 수순을 밟는다.
중국 김치 파동으로 올겨울 김치 담가 먹겠다고 결심 단단한 사람한테 비보. 이번 철에 배추가 좋지 않다는 것. 그러니 속에 ‘알’이 잘 안 찼다는 것인데, 웬걸 기생충이 김치에 알을 박았다. 알 박은 김치를 먹게 되면 몸에서 알 까기를 해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예로부터 밥 먹을 때 꼭꼭 씹어먹으라고 했다. 소화도 잘되고 대화도 즐겁고 기생충도 예방한다. 톡톡 터지는 재미도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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