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찬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pjc@hani.co.kr
“내신 9등급제는 우정을 갈라놓는 철조망.” “내신등급제는 배틀로얄, 우리는 21세기 마루타.” “(휴대전화) 문자 보니 7일 촛불집회에 20만명 모이면 등급제 폐지된다는데 사실인가요?”
내신 비중이 높아진 2008년 새 대학입시안을 놓고 인터넷 세상이 부글부글 끓었다. 새 입시제도의 첫 대상자인 고1들은 중간고사를 마치고 자신을 ‘저주받은 89년생’이라고 비하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처지를 무인도에서 무자비하게 친구를 죽여야 살아남는 일본의 공포영화 <배틀로얄>에 빗대 한탄했다.
교육부 게시판에는 ‘고1’ ‘89년생’ 등의 이름으로 신세를 한탄하는 글이 하루에도 수천건씩 올라왔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 누리꾼 ‘저주받은 89년생’은 지난 5월1일 ‘89년생 죽어나는 고교등급제 폐지하라!’는 청원을 올려 4일 만에 1만5천명의 서명을 받았다. 청원 게시판에서 누리꾼 ‘김민경’은 “오는 5월7일과 8일, 14일과 15일(주말), 일제히 교육부 인터넷에 접속해 F5(새로고침)를 계속 눌러 서버를 다운시키자”고 사이버 시위를 제안하기도 했다.
각 포털 사이트에 내신등급제에 반대하는 고1들의 인터넷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 가운데 다음에 만들어진 ‘내신등급제 반대 추진★’(cafe.daum.net/freeHS)은 지난 4월30일 개설돼 하루 3천명씩 회원이 늘어, 6일 현재 회원 수가 1만2천명을 넘어서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과 미니홈피에는 내신등급제를 비꼬는 패러디와 7일 광화문에서 내신등급제 반대를 위한 촛불시위를 벌이자는 포스터가 급속히 퍼졌다. 포스터에는 ‘내신등급제가 존재하는 이상 고등학교 친구는 없다. 전국의 고1들아 일어나라 우리도 할 수 있다. 일어나라’ 등의 격문이 나붙었다.
고1들의 들끓는 불길에 교육당국의 ‘어른스럽지’ 못한 대처는 기름을 부은 꼴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이 6일 촛불집회 참석자들에 대해 집단행동을 금지한 교칙에 따라 징계하겠다고 밝히자 누리꾼의 반발은 오히려 확산됐다.
“학생들은 아직도 교칙, 학교라는 굴레에 묶여 군사독재 시절을 살고 있구나. 교육부가 분노를 부채질하고 있다.”(네이버 traped)
“처벌할 테면 해보라지. 내신 때문에 인생 망치게 생겼는데 학교의 중징계가 무서워 못 나가겠느냐?”(sgw226)
“처벌? 우습다. 교육부가 자초한 일인데 학생 개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말인가? 집회 꼭 간다.”(khy6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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