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종영 기자fandg@hani.co.kr
일제 식민지배의 상흔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아물지 않고 또 다른 아픔을 토해낸다.
일본 교토부 우지시의 우토로. 2차 세계대전 강제징용촌이었던 이 마을에 사는 203명의 조선인들은 강제 퇴거될 위기에 처했다. 우토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교토 비행장 건설을 위해 조선에서 강제 징집된 사람들을 집단 수용해 조성된 마을이다. ‘일본국제항공공업’이란 군수회사가 조선에서 힘센 청년들 1500여명을 강제로 끌고 간 것이다.
문제가 시작된 것은 1989년. 일본국제항공공업의 후신인 (주)닛산차체로부터 마을 땅을 인수한 ‘서일본식산’이 주민들에게 “건물을 비우고 나가라”고 요구했다. 주민들은 서일본식산과의 소송에서 패소를 거듭했고, 지난 2000년 일본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최고재판소에서도 지고 말았다.
전쟁이 끝났건만 6400여평의 거주촌은 아직도 ‘전시주택’마냥 퇴락해 있다. 1987년에서야 일부 집에 상수도가 들어왔고, 그나마 하수도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집이 많다. 허물어질 듯 겨우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판잣집들 사이로는 우물이 있다. 마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길은 물로 생활의 갈증을 이겨나간다.
우토로 주민들은 4월23일 노무현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우토로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일본 정부가 재일 조선인에 대해 전혀 전후 보상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토로 마을이 존속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에 요청해주십시오.”
이어 27일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는 서울에 모여 “힘을 합쳐 우토로를 위해 싸우자”고 결의하고 국제대책회의를 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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