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0여 개 시민·환경단체가 2025년 10월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산불특별법은 “난개발 특례법”이라고 비판하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서울환경연합 제공
사상자 187명, 피해면적 11만6333㏊에 이르는 2025년 3월의 초대형 산불로 고통받는 지역 주민들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경북·경남·울산 초대형산불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산불특별법)이 2025년 9월25일 국회를 통과했다. 그런데 전국의 80여 개 환경단체와 조계종 소속 사찰이 공동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산불특별법을 비판하고 나섰다.
10월2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단체들은 “산불특별법에는 보호지역 해제와 산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은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라”고 촉구했다. 이 법은 주민지원 외에 골프장·리조트 등 관광·휴양 개발 요건 완화(제39조), 각종 개발시 환경영향평가 완화(제60조), 인허가 간소화(제32조), 습지보호지역 규제 완화(제49조) 등 그간 개발업자들이 요구해온 민원을 ‘특혜 조항’으로 빠짐없이 담고 있다. 정은아 경남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피해지 벌목 뒤 산사태까지 겪은 마을에 지금 필요한 것은 골프장 같은 개발이 아니라 집·학교·공동체의 회복”이라며 “주민 참여 없이 설계된 개발 특례 중심의 산불특별법은 상처를 키울 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산불특별법 제30조는 위험목 제거를 ‘산주 동의 절차’ 없이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산불과 산사태 위험을 높이고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장비 동원 대규모 벌채’를 더욱 빠르고 간편하게 벌여 산림 막개발의 기초를 닦으려고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불특별법 핵심 실행 주체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9월29일 ‘산불특별법 종합브리핑’에서 “경북도 중점 요구사항이 이 법에 포함됐다”며 “바라보는 산에서 ‘돈이 되는 산’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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