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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불덩이의 이름은 ‘기후위기’입니다

등록 2021-07-17 14:26 수정 2021-07-20 01:33
한겨레 김혜윤 기자

한겨레 김혜윤 기자

미국이 불타고 있다. 은유가 아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에 따르면, 최근 서부 12개 주에서는 55건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서울 면적의 5배가 넘는 땅이 불길에 휩싸였다. 아직 한 해의 반을 조금 지났을 뿐이지만,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화재를 다 합치면 3만 건이 훌쩍 넘는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선 2021년 들어 4천 건 넘는 불이 났고, 캘리포니아주 플루머스 국립산림에서는 벡워스 복합 화재가 진행 중이다. 따로따로 난 불이 합쳐져 큰 불길을 만들어냈고, 소방관들의 노력에도 불길은 잡히지 않았다. 현재까지 겨우 20%가량만 진화됐다. 캘리포니아 소방국은 예년보다 산불이 일찍 시작해 늦게 끝나고 있다며 ‘기후위기’가 길어진 산불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더위도 거세다. 미국 서부 기온은 2021년 6월부터 40도를 넘겼다. 오리건주의 큰 도시인 멀트노마카운티에선 주민 71명이 더위 때문에 목숨을 잃은 거로 추정된다. 더위가 심해질수록 돌봄을 받지 못하는 노인의 상황은 더 나빠진다. 에어컨이 설치되지 않거나, 설치된 에어컨이 고장 나도 제때 관리하지 못하는 집에 사는 이들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낮 기온이 거의 50도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고립된 노인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 보건 당국은 고립된 이들을 밖으로 꺼내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힘쓴다. 냉방시설이 갖춰진 도서관을 모두에게 개방하고, 복지 지원 프로그램에 등록된 취약 주민 수천 명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내 상태를 확인하는 식이다.

우리나라 상황도 심상치 않다. 역대급 지각 장마가 온다는 소식만 있고, 비는 말라버린 지 오래다. 대신 찌는 듯한 폭염이 조금 일찍 우리의 현관을 두드리고 있다. 연일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낮 기온은 30도를 훌쩍 웃도는 중이다. 기상청은 7월15일 오전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나타나는 폭염은 7월 하순에 접어들기 시작하면 한번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다”고 전했다. 더위가 지속하자 전력 사용량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러모로 기후위기가 우리 사회를 펄펄 끓이고 있다.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 분야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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