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28일 단박인터뷰 몇 시간 전, 뉴스룸 텔레비전 화면에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발표가 생중계됐다. 독자 가운데 교직에 계신 분께 전화를 걸었다. 서울의 한 공립 여고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정희(46) 선생님. 15년째 정기구독자다.
어떤 대입 전형이 옳은지 판단하는 것은 너무 어렵다. 학생부종합전형(학종) 자체가 학교활동을 중시한다.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선 학종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지금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너무 가르기 식이다. 보통 1등급과 2등급을 가르기 위해 어렵게 내는 문제를 ‘킬(Kill) 문제’라고 하는데, 이 어려운 문제를 맞히기 위해 과외·학원에 의존하는 것은 가성비가 떨어진다. 특히 비문학 지문이 아주 어려운 게 많은데 이게 국어교육 목표에 맞는지 의문이 든다.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입시제도가 바뀌고 있는데. 현장 교사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정부가 발표하면 그만인가 하는 소외감이 든다. 단순히 수능 비중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입시를 위해서도 학교 교육에 충실해야 한다고 가르쳤는데, 1학년 중에서도 벌써 정시 준비하겠다는 친구가 많다.
기사를 지문으로 분석한다면. 매체 성격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도 있을 듯한데. 읽을 만한 내용이 있으면 수업 때 함께 읽기도 한다. 여고라서 페미니즘 기사도 공유하고. 인헌고 사태도 있어서 자기검열이 있을 수밖에 없다. 수업 자료로 활용할 때 맥락을 가지고 하려 한다. ‘이거 좋으니까 읽으라’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력 기르기’ 같은 목표나 ‘사회현상 문제제기’ 같은 소재가 필요할 때 교육적 목표에서 활용한다. 다른 매체들도 폭넓게 비교하는 편이다. 다른 쪽에서는 뭐라고 했는지.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이들이 너무 바빠서 을 볼 시간이 없다. 나 혼자 보기 아까워서 교실에 두고 오기도 한다. 요즘 이 좀 술렁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떨 땐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느낌이라 왜 그런지 궁금했다. 그래도 기본은 믿고 간다. 문화 기사를 늘려줬으면 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기사는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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