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0호 표지이야기 ‘장애인도 노동자다’를 취재하고 기사화하는 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취재를 시작하기 전에 책과 영화, 드라마에도 빚졌습니다. 이 공간을 빌려 빚을 조금이나마 갚아보려 합니다. 제 나름의 ‘스페셜 땡스 투’ 리스트입니다.
1. 책 (2019년 개정판은 ‘희망 대신 욕망’)
의 저자로 유명한 김원영 변호사가 20대에 쓴 책입니다. 수시로 뼈가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으로 휠체어를 타는 그는 ‘장애인’이라는 말에 따라붙는 ‘희망의 서사’보다 인간으로서, 사회 구성원로서 욕망에 주목했습니다. “장애인은 보호와 시혜라는 틀 안에서만 존재를 드러내왔기에 인간이라면 누구든 품을 수 있는 욕망, 욕심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로 인식되었다.” 김 변호사의 지적대로 영화와 드라마, 언론에 묘사되는 장애인은 주로 ‘착하고 불쌍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이동하고, 교육받고, 사랑하고, 일하고 싶은 욕망이 ‘당연히’ 있습니다. 비장애인에겐 여전히 낯선 ‘장애인 노동권’을 어떻게 다룰지 고민하는 데 다음 문장이 힘을 불어넣었습니다.
“누구든 삶에서 자격 없는 인간은 없으며, 누구든 당당히 욕망해도 된다.”
2. 영화
실화를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장애와 장애인을 보는 기존 사회의 시선을 비껴갑니다. 목 아래는 타인의 도움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세하(신하균)는 까칠하고 냉소적이며 이기적인 장애인입니다. 하지만 세하와 발달장애인 동구(이광수), 비장애인 취업준비생 미현(이솜)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며 사회의 ‘동정’을 받는 대신 ‘연대’합니다. 세하는 지적 능력이 떨어지는 동구의 ‘머리’가 되고, 신체 장애가 없는 동구는 세하의 팔과 다리가 됩니다. 아르바이트와 취업 준비에 허덕이는 미현은 이들과 함께하며 “나도 약한 모습 보이면서 살아도 되겠다”고 생각하며 힘을 냅니다. 영화는 세하가 책장을 넘기는 기계의 도움을 받아 책 읽는 모습을 슬쩍 비추기도 합니다. 장애인과 장애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일터’가 가능하다는 상상을 해봤습니다. ‘보조공학기기’의 개발과 확대로 ‘장애’의 정의가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는 현실도 알게 됐습니다. (‘느려도 난 할 수 있는데’ 기사에 나오는 이름을 밝히기 꺼린 장애인 인터뷰이들의 가명은 이 영화 속 인물들의 이름에서 빌려왔습니다.)
3. 아직 완성되지 않은 서미현씨의 드라마 대본
취재 과정에서 만난 뇌병변장애인 서미현(31·가명)씨는 드라마 작가를 꿈꿉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재 ‘나쁜 장애인’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드라마 대본을 쓰고 있습니다. 밝고 긍정적인 그는 인터뷰 내내 자신이 하고 싶은 것과 앞으로의 꿈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했습니다. ‘수많은 미현씨들’의 욕망과 꿈이 묻히지 않는 공동체가 됐으면 합니다. 언젠가 그가 쓴 드라마를 볼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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