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땡큐!’ 필진 허영선 시인이 제주4·3을 다룬 새 책 (마음의숲)을 냈습니다. 책 제목은 책에 실린 4·3 생존자 박경생 할머니의 구술(‘난 찐빵을 안 먹습니다’)에서 나왔습니다.
“남편은 1950년 당시 정뜨르비행장(제주국제공항)에서 학살당했다고 합니다. …아, 너무 어린 나이에 죽었잖아요. 너무나 서럽고 설운 봄이지요. 남편은 이렇게 말하겠지요. 당신은 설워할 봄이라도 있었겠지만. …아흔둘. 아, 오래 살아 미안합니다.”
이 책은 4·3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입문서가 될 것 같습니다. 4·3을 몸소 겪은 여성들의 이야기, 베트남전과 인도네시아 대학살,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4·3과 유사한 세계사의 사건들, 4·3 학살을 피해 일본으로 건너간 재일동포들의 이야기, 그리고 4·3의 남은 과제까지 시인이 기록한 역사는, 마치 문학작품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베트남 민간인 학살을 표지로, 제주4·3을 특집으로 다룬 제1256호는 이번 책의 저널리즘 버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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