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하는 청소년과 부모님과 선생님이 조금이라도 도움받았으면 좋겠다.’
어떻게든, 뭐라도 돕고 싶었다. 아이들이 그 소중하고 예쁜 몸에 스스로 상처를 낼 수밖에 없는 마음이 오죽하겠으며, 그걸 지켜보는 어른들의 마음은 또 어떻겠는가. 이 제1237~1239호 3부에 걸쳐, 기사 15꼭지 총 50쪽을 ‘청소년 자해’에 할애한 이유다.
그렇게 광활한 지면에 꾸역꾸역 사연이며 정보며 밀어넣고도 아직 담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 머릿속을 뒤져보니, 자해 상처 치료 기사를 못 썼다. 아뿔싸! ‘청소년 자해 2부’(제1238호)에서 인터뷰했던 Wret Y(15·예명)가 ‘리스트 컷’(손목긋기) 상처 치료법과 다니는 병원까지 소개해줬는데 그걸 빼먹었다. Wret Y는 친구나 친척 동생이 보고 안 좋은 영향을 받을까봐 스스로 치료를 선택했다.
Wret Y를 치료해주는 채희재 피부과 원장과 11월22일 서둘러 짧은 전화 인터뷰를 했다. “상처가 나자마자 병원에 오는 게 중요하다”며 “애가 자해했다고 나무랄 시간에 일단 병원부터 데려오라”고 조언했다. 채 원장은 “상처가 너무 심하지 않다면 시너지와 프락셀 레이저 컴비네이션(복합) 치료 몇 차례로 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비용 부담은 좀 있다. Wret Y는 상처 범위가 넓어 3회 치료에 150만원 정도가 들었고, 몇 차례 치료가 더 남았다. 상처 부위가 넓거나 깊지 않으면, 두세 차례(10㎝당 10만원) 정도면 치료가 된다고 했다.
또 뭘 빼먹었을까…? 문득 진짜 하고 싶었던 이야기, 그러나 자해하는 아이들이 “너무 싫다”고 진저리를 쳐서 꺼내지 못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옛날에 나도 많이 아팠는데… 버티니까 괜찮아졌어….”
한 상담사와 인터뷰할 때 물었다. 자해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있느냐고. 상담사는 “자책이 심하고, 남 눈치를 많이 보고, 민폐 끼치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고 답했다. 어린 시절 내 모습과 너무도 판박이였다. “앗, 저랑 똑같은데 왜 저는 자해를 안 했을까요? 힘든 일도 진짜 많았는데….” 상담사는 웃음기 제로인 표정으로 “자해를 아무나 하는 줄 아세요? 그게 얼마나 무서운데요!”라며 ‘아무나’인 내가 자해조차 못했던 이유를 설명해줬다.
너무 소심해서 자해마저 할 수 없었지만, 자해하는 아이들이 주로 겪는 어려움은 나와 공통분모가 많았다. 관계의 어려움, 무존재 같은 존재감, 녹록지 않았던 가정환경, 누구의 잘못도 아닌 태생적 민감함… 한때 그 모든 것의 교집합이 바로 나였다. 유럽연합(EU) 기준으로 나이를 깎고 깎아도 ‘빼박’ 사십 대인 지금의 나는? 그저 그 시기를 살아냈을 뿐, 특별히 한 게 없는데도 이상하리만치 정말 괜찮다.
청소년 자해 3부작을 취재하면서 “기사 끝내면 트라우마 치료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라는 걱정을 많이 들었다. 사실은 정반대였다. 자해하는 아이들, 자해하는 아이들을 돕는 어른들을 만나면서 오히려 어린 시절 나를 이해하고 치유하는 귀한 경험을 했다. 그때 나에게 미래는 딱 ‘이생망’이었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이 왔다.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괜찮아질 거야”라는 말이 또 다른 폭력이 될까 걱정하면서도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은 이유다.
편집장 “비성님이 21 뉴스룸으로 보내주신 귤입니다^^!! 손수 농사지은 귤이랍니다. 저희 뉴스룸뿐만 아니라 스태프 부서와 편집국 등과 나눴습니다. 귤을 같이 나누고 싶지만, 우선 그 소식이나마 다른 독자님들과 공유합니다. 비성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비성 “참고로 무농약 귤입니다~^^ 나눔은 행복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편집국은 전정윤 기자님 뒤에 줄 서시길~ㅎ”
뉴스룸에 제주 무농약 감귤 10㎏ 8상자가 도착했습니다. 11월9일 #독자와함께 행사 이후 새벽 2시까지 이어진 ‘뒤풀이’에 참석해주신 제주 독자 신용철님이 보내주셨는데, 제1232호 단박인터뷰의 주인공이면서, 전정윤 기자의 팬이라고 합니다. 잘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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