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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자리에 눈길을

등록 2018-01-19 00:48 수정 2020-05-03 04:28
나복순 제공

나복순 제공

“비정규직 아줌마입니다. 차도 타고 싶고, 정규직도 되고 싶어요.” 지난해 한가위 퀴즈큰잔치 엽서를 뒤졌다. 독자 엽서 가운데 이 두 문장이 눈길을 끌었다. 경상북도 문경에 사는 정기독자 나복순(사진)씨는 올해 쉰이 된다. 14년 전, 목사인 남편과 함께 성도가 없는 지역 문경으로 들어가 목회 활동을 시작했다. 지금 교회의 성도는 70~80대 할머니 다섯 분이다. 남편은 지역공동체 생협에서 이사를 맡고 있다. 지역운동에 열심이다. 생업을 위한 일도 한다. 나씨도 생활비를 보태고자, 기간제 교사로 10여 년 일했다. “아줌마의 삶이 녹록지 않다”는 나씨는 통화의 대부분 “이 낮은 곳을 들여다봐야 한다”며 매체의 ‘소명’에 대해 말했다.

<font color="#008ABD">문경에 배달은 잘 되나.</font>

빠르면 수요일, 늦으면 목요일에 온다. 신문도 보는데, 신문은 낮 1시에 온다. 시골이라 그렇다고 이해한다.

<font color="#008ABD">성도가 많지 않다. 생활이 어려울 텐데, 신문도 주간지도 보고 계신다.</font>

88학번이다. 신문은 그때부터 봐왔고, 도 창간 때부터 도서관 등에서 봐왔다. 정기구독은 5~6년 전부터 시작했다. 다른 주간지도 하나 더 보고 있고, 도 본다. 생활비의 20%는 독서비로 쓰자고 남편과 정했다. 한국 사회를 위해 좋은 매체를 봐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다.

<font color="#008ABD">에서 좋아하는 꼭지는.</font>

실은 이번에 ‘손바닥문학상’에 응모했다. 마감이 촉박해 제대로 써내질 못했다. 당선작을 잘 봤다. 잡지는 일단 <font color="#C21A1A">‘만리재에서’</font>부터 본다. 만리재를 보고 이번호 구성을 가늠한다.

<font color="#008ABD">최근에 인상 깊었던 기사는.</font>

비정규직 노동자 기사들을 챙겨 본다. 내가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12년 가까이 비정규직으로 학교에서 일하면서 느낀 점은, 보이지 않는 차별이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쉰이 되니, 더 이상 기간제 교사로는 일하기가 쉽지 않다. 스스로 당당하고 싶어 올해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볼까 한다. 남편이 ‘그 나이에?’라고 말해서 더 오기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당당한 자리에 한 번은 서보고 싶고, 아이들에게 당당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font color="#008ABD">응원한다. 이 기사로서 응원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font>

비정규직 노동자, 농민 등 보이지 않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계속 써달라. 말고 누가 하겠나.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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