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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요’ 말 거는 잡지 되길

등록 2017-06-29 16:33 수정 2020-05-03 04:28

“후배 치과의사들이 개원할 때 정기구독 신청을 해주는 독자가 있다”는 훈훈한 제보를 받았다. 화강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서울 창천동 ‘서울 이웃린 치과의원’ 홍수연(50) 원장이었다. 홍 원장 역시 20년 넘게 을 정기구독한다. 마침 통화한 금요일 오전에 짬이 난다고 했다. 그는 금요일마다 취약계층 무료 진료를 하는데, 환자 대부분이 오전에 일하느라 병원에 못 온다고 했다. 하지만 오후에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후를 정신없이 보내기 위해 준비할 시간을 잠시 뺏었다.

홍수연 제공

홍수연 제공

구독 감사하다. 과 어떤 인연이 있나.

1999년 이 한국군 베트남 민간인 학살 기사를 다뤘다. 이듬해 2000년부터 의료인들이 베트남에서 의료봉사를 시작했다.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베트남평화의료연대’(의료연대)를 꾸려 올해까지 18번째 베트남 의료봉사를 한다. 그전에도 가판대에서 을 종종 사봤지만 20년쯤 전부터 아예 정기구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1년 단위로 하다가 3년 단위로 바꿨다. (웃음)

베트남에서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

통역 등 60~80명의 진료단이 베트남에서 야전병원을 차려 진료한다. 치아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도 중요하다. 1200~1300명 다니는 학교에 가서 학생들을 전수 검진해 1차 처치 후 예방 조처를 한다. 같은 지역을 3년씩 간다. 최근 오지에 있는 민간인 학살 지역 생존자 진료를 위해 의료용 버스를 마련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오지 마을의 경우 더 나은 진료를 위해 의료용 버스로 직접 가는 것이 필요하다.

후배들에게 개원 선물로 정기구독 신청을 해줬다.

보건의료 활동을 함께 하던 후배들이 개원하면 마땅히 줄 선물이 없었다. 보통 화분을 많이 하는데 싫어하지. (웃음) 우리 활동 취지와 맞아 한동안 개원한 후배들에게 정기구독 신청을 해줬다. 구독 연장 때는 전화가 나한테 온다. (웃음) 내가 계속 구독 신청을 해줄 수 없으니 에서 그런 독자를 따로 신경 써주면 좋겠다.

최근 기억나는 기사가 있다면.

난민 복서 이흑산(제1165호 표지이야기 ‘챔피언은 링 밖의, 싸움이 더 두렵다’) 기사가 기억난다. 마침 난민인정 신청자 등 제대로 의료 보장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진료를 고민하던 때였다. 집에 와보니 표지에 그 기사가 있었다. (웃음) 서로 마음이 통하는 잡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다뤘으면 하는 주제가 있나.

아무래도 의사이다보니 무상의료나 보편적 복지에 관심이 많다. 한국 사회를 지속시키는 관건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경제정책으로는 불평등을 해소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낙수효과가 없다는 것도. 결국 청년수당이나 무상의료를 통해 불평등을 해소할 저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비슷한 생각에서 이 기본소득 기사를 다뤘다.

알고 있다. 아들이 20살인데 자기도 신청하겠다고 하더라. (웃음)

바라는 점은.

지난겨울 이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승리의 경험이었으니까. 사회 분위기가 더 긍정적으로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는 기사를 많이 쓰면 좋겠다. 가령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민들에게 ‘이런 것을 같이 해봐요’라며 작은 실천이라도 제안하는 잡지가 되길 바란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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