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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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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구독으로 표현하는 사랑”

등록 2017-04-14 11:24 수정 2020-05-03 04:28

박근혜 탄핵 국면을 이렇게 정리해볼 수도 있다. ‘세상을 바꾸는 시민의 힘!’ 이 글귀는 1990년대 중반부터 우리 시민운동의 한 축을 책임져온 참여연대가 수식어로 쓰는 말이기도 하다. 참여연대와 은 닮았다. 1994년 태어난 23살 동갑내기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걷은 돈이 밑천이 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둘 다 “자유와 평등 그리고 정의가 강물같이 흐르는 공동체를 만들겠다”며 오늘도 열심히 달린다. 기자가 참여연대 회원이고, 참여연대 활동가가 구독자인 경우도 많다.
그 가운데서도 박근용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45)은 의 오랜 친구이자 강력한 지원군이다. 최근 3년 정기구독을 다시 신청했다. 그는 “3년 정기구독을 한 게 몇 번째인지 이제 가물가물할 정도”라고 했다. 이내 수줍은 듯 “해마다 정기구독을 신청할 만큼 부지런하지 못해 그냥 3년씩 한다”고 말했지만, 사랑은 그렇게 ‘표현하는 게’ 맞다.

박근용 제공

박근용 제공

무려 3년 정기구독을 했다고 들었다.

어차피 볼 잡지다. 1년마다 갱신하는 게 귀찮아서 그냥 했다. 이전에도 3년 단위 정기구독을 해왔다. 정기적 소득이 생긴 게 1999년 말부터였는데, 이듬해 정기구독을 시작했다.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3년 정기구독만 네댓 번 한 것 같다.

발목 잡힌다고 생각지는 않았나.

장기 구독이 낫다. 현재 최장 정기구독 기간이 3년이라고 하더라. 나같이 게으른 사람들을 위해 5년 정기구독도 만들면 좋겠다.

거금이 들었을 것 같다.

솔직히 손 떨린다. 수십만원 목돈이 나간다. 그래도 어차피 은 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큰 도움이 되는 잡지다. 사회에 큰 구실을 하는 매체가 여럿 있지만, 은 실력과 정통성을 두루 갖춘 곳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사람들과 인연도 깊겠다.

안수찬 전임 편집장과 교류가 많았다. (안 전 편집장은 지난주를 끝으로 직을 떠난 터라 짧게 이야기했다.) 새로 부임한 길윤형 편집장과는 15년 전인가, 기자 초년병 시절 만난 기억이 있다. 에서 ‘글발’을 날린 이문영 기자는 참여연대 출신으로 내가 있던 부서에서 함께 일했다. 유명 연예인이 나를 모르는데, 나는 괜히 친한 것 같은 경우가 있지 않나. 꽤 오래 교류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잘 모르면서 아는 것 같은 기자도 여럿 있다.

독자에게 참여연대 활동을 소개해달라.

얼마 전까지 박근혜 탄핵·퇴진 행동에 힘을 모았다. 전국 조직에 파견자를 포함해 우리 실무진 10여 명을 보냈다. 대선 관련해서는 ‘새로운 대한민국 2017 대선 주권자 행동’ 등을 통해 ‘장미 대선’이 아니라 ‘촛불 대선’임을 알리고 있다. 평화 군축 활동도 전문적으로 하는 만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문제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3년이 됐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에 주요 임원들이 참여하는 등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에 천착해왔다.

개인적으로 어려운 시대에 무거운 자리를 맡았다.

지난 9년은 많은 사람에게 답답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참여연대 처지에선 시민에게 고마운 일이 많았다. 특히 이번 탄핵 국면에선 지난해 범국민 촛불집회 때, 그리고 청와대 100m 앞 행진 소송에서 이겼을 때, 시민들이 후원금과 정기회원 가입을 많이 해줬다. 우리가 더 쓸모 있는 활동을 해야 한다고 느꼈다.

에 따뜻한 충고를 해달라.

언론이 자기 주장보다 정보와 데이터, 사례를 앞세워 판단의 근거를 주면 좋겠다.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주간지 독자가 줄어든다는데 이해가 안 간다. 사람들에게 ‘이렇게 충실하게 잘 만들고 있다’고 얘기해주고 싶다.

19대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시점이다. 참여연대는 대선에 앞서 ‘19가지 정책 제안’을 내놨다. 그는 정책 실현을 통해 “국민주권이 회복되는 나라, 복지와 노동이 존중받는 나라, 평화와 시민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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