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요.” 전화기 너머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넘어왔어요, 창고로.” 근무 중이던 강혜지(25) 독자는 일부러 사무실에서 창고로 옮겨간 뒤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 그는 경기도의 한 정신병원에서 일하는 새내기 정신보건사회복지사다. 창고 구석의 종이상자에 걸터앉아 25분 동안 대화를 나눠준 그가 고마웠다. 말솜씨는 아나운서급, 마음씨는 천사급이었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에 대해 소개하고 싶다”고 먼저 인터뷰를 청했다.
우리는 정신장애인의 치료와 재활을 위해 일한다. 넓게는 모든 국민의 정신건강을 지키는 일을 한다.
말을 참 잘한다.말하는 걸 좋아한다. 환자와 면담할 때 경청해야 하는데 내가 계속 말하려 한다. (웃음) 지금은 듣는 연습을 많이 한다.
발음과 발성도 남다르다.고등학교 때 방송반에서 아나운서를 했다.
환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병원에선 환자들을 모아 다양한 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때 거리낌 없이 조금 더 즐겁고 편하게 진행하긴 한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자격증이 따로 있나.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1년 동안 정신보건 수련을 거친 뒤 필기·면접 등에 붙어야 정신보건사회복지사 2급을 딸 수 있다. 그 5년 뒤 1급 승급시험을 볼 자격이 주어진다.
1급 승급시험은 얼마나 남았나.3년6개월 남았다. 새내기다. (웃음)
기자 1∼2년차 때 매일 그만두고 싶었다.나도 정신건강증진센터나 사회복귀시설로 옮기고 싶다. 정신병원은 아무래도 사회복지사가 의사의 오더에 따라 (일을) 하다보니 환자 퇴원, 재활보다는 증상적인 부분에 더 집중하게 된다. 장기입원 환자들을 볼 때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힘이 든다.
강남역 살인사건 등 사건마다 정신장애가 부각된다.많이 속상하다. 극소수의 특수 사례가 모든 장애인의 문제처럼 일반화되고 있다. 정신장애인들도 병원보다 지역사회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끔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병원과 병상 수가 점점 치솟고 있다.
은 언제부터 정기구독했나.아직 1년 안 됐다. 20대가 접할 수 있는 괜찮은 시사주간지를 찾았다. 준비된 기자들을 보고 싶었다. 인터넷을 보면 준비 안 된 기자가 너무 많이 있으니까.
망설임은 없었나.사실 다른 시사주간지와 을 두고 고민했다.
왜 를 택했나.표지가 더 예뻤다. (웃음)
디자인을 하는 장광석 실장님은 우리 자랑이다. 기억에 남는 기사는.항상 세월호 추적을 해줘서 감사하다. 최근엔 0~15살 어린이 의료비를 무상 지원해야 한다는 기사가 좋았다.
보고 싶은 기사는.지난 1년간 정신장애인 이야기를 보지 못했는데 한번 써줬으면 좋겠다. 직업군을 다룬 칼럼( ‘박점규·노순택의 연장傳’)도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사회복지사 이야기도 나왔으면 한다.
아쉬움도 있을 텐데.‘아재’ 냄새가 난다고 해야 하나. 프레시해지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는데 조금만 더 노력해달라.
어디서 아재의 향기를 느끼나.내 기준엔 많은 사람이 읽기 좋은 글이 잘 쓴 글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씩 몇 번 읽어도 이해하기 힘든 글이 있다. 물론 그런 글을 좋아하는 분도 있다. 그래서 프레시와 아재가 섞여 있어 참 좋다. (웃음)
20대의 관심사를 알려달라.다들 취업에 매여 있다. 기성세대가 싼 똥 치우느라 정작 사랑, 꿈, 우리가 진짜 해야 할 것을 못하고 있다. 그런 것을 끄집어내는 기사를 보고 싶다.
그는 전화를 끊고 나서 “열악한 환경에서 타인의 복지를 위해 애쓰고 있는 전국의 사회복지사들에게 응원한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는 전국의 사회복지사님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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